[기자수첩] 투명한 지배구조, 글로벌化 '시금석'
[기자수첩] 투명한 지배구조, 글로벌化 '시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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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지난 15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발표됐다. 지난해 CEO간 '권력다툼'에서 비롯된 '신한사태' 및 'KB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금융사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은 '금융지배구조 개선법'이 단순히 'CEO 힘빼기'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배구조법 개선은 금융사들이 매년 경영화두로 내걸고 있는 '글로벌화(化) 전략'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현재 KB, 우리, 신한,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는 물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산업은행 모두 '해외시장 개척'을 내년 경영화두로 내걸고 있다. 물론 카드, 증권, 보험사 등 여타 권역 금융사들도 마찬가지로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바램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기업 신인도'가 바탕이 돼야 한다.  또 기업 신인도는 '투명한 지배구조'가 기본이라는 점 역시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제 신용평가사들 역시 기업 신용등급 평가시 지배구조를 비중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결국 투명한 지배구조는 국제화의 필수 조건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제 신평사인 피치가 '평판 리스크'를 감안해 계열사인 신한은행, 신한카드, 제주은행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배구조 리스크가 금융사 신인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가까운 사례다.

결국 국내 금융사들이 글로벌시장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전세계 투자자들과 고객들이 우리 금융사의 경영진 움직임은 물론 지배구조까지 면밀하게 스캔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 금융권의 해외진출 구호는 '빈수레'에 불과한 것 아니었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자산규모로 국내 1위나 세계 순위권 진입만으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된 것 마냥 잔치를 벌이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일부 CEO들은 해외 금융사 인수를 통한 '덩치 키우기'만으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시각을 내비쳐 오기도 했다. 물론 굴지의 해외 금융사와 대등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덩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덩치만 큰' 금융사가 줄줄이 무너진 사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목격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사의 지배구조 선진화와 리스크관리 시스템의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의 목소리가 지속돼 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은행을 비롯해 국내 금융사들도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발돋음하는 시금석으로 활용해야 한다. 연초마다 내거는 "20XX년까지 글로벌 톱YY' 달성"이라는 구호가 더이상 구호로만 끝나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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