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
빙그레,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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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엔엘물류, 빙그레와의 매출 비중 76%
정치인자제 주주, 4년 배당금 10억원 챙겨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빙그레가 계열회사인 케이엔엘물류와의 '지원성 거래'를 두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거둬들인 수익은 배당금 형태로 대주주로 있는 일부 정치권 자제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좋은기업지배연구소에 따르면 빙그레는 현재 계열회사인 케이엔엘물류와 물류대행업무 및 영업자산관리대행과 관련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후 지난 2006년 이후 빙그레와 케이엔엘물류와의 거래금액은 빙그레 매출액의 5%로 차지하고 있다. 빙그레 입장에서 거래대금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케이엔엘물류 입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2006년부터 5년간 총 매출 중 빙그레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평균 76.51%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와 2009년 케이엔엘물류의 매출액은 각각 665억원, 409억원이었지만 빙그레에 대한 매출액은 274억원, 250억원으로 60%를 상회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매출 비중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좋은기업지배연구소 측은 "이는 전형적인 지원성 거래의 모습으로 판단된다"며 "케이엔엘물류의 매출은 빙그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거래로 인한 이득이 한 정치인 자제에게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89년 설립된 케이엔엘물류는 현재 빙그레의 지배주주인 한나라당 김호연 의원의 자제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빙그레가 지난 1999년 6월 케이엔엘물류 지분 93%를 사들인 뒤 2000년 매각한 이후 케이엔엘물류의 지분 구조는 확인할 수 없지만 지난 2007년 한나라당 자제들이 100% 인수한 후 빙그레에 계열편입됐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이 시점으로 케이엔엘물류의 성장세가 시작됐다.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4년만에 순자산은 3.6배 증가했고 매출과 이익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0억원에 불과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7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273억원에서 두배 가까이 오른 46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주주들은 '두둑한' 배당금을 챙길 수 있었다. 실제 지난 2006년 주당배당금은 1000원이었지만 지난해 배당금은 2750원으로 올라섰다.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금 수익은 10억원을으로 주주로 있는 김 의원의 세 자녀가 나눠가진 셈이다.

계열사의 대규모 지원으로 이익을 쌓고 수익이 정치권 주주 자녀들에게 돌아간만큼 최근 글로비스 등 정부의 일감몰아주기식 경영 근절 의지와 어긋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빙그레 측은 업황 특성상 계열사에 대한 편중현상이 심화되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냉동냉장을 하는 우리로서는 물류를 따로 할 수 없어 특수 물류가 가능한 케이엔엘물류를 활용 중"이라며 "최근에는 매출 비중이 50%로 낮아졌으며 삼자 물류 방식의 다변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호연 의원 측 관계자도 "해당 사실에 대한 확인한 바가 없어 따로 말할 부분이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케이엔엘물류 역시 "담당자가 공석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증권사 연구원은 이같은 상황이 빙그레의 일감몰아주기로 바라볼 수 있는지 업황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수산업, 빙과류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냉동설비업체와 대규모 계약관계를 갖고 있다"며 "모든 음식료 업체들이 1인 1물류회사로 간다고 확정지을 순 없지만 이번 일을 '일감몰아주기'로까지 접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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