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달아 춤 출 만한가?
덩달아 춤 출 만한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주거니 받거니 현란한 정책 경연이 펼쳐지며 증시를 춤추게 했다.

지난 1일 한국 증시는 올해 5번째의 사이드카 발동을 불렀다. 그것도 2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수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였다.

이런 급등의 원인을 놓고도 미국의 통화스왑 연장이 주된 이유냐,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가 핵심이냐를 놓고 시각이 엇갈리기는 한다. 거기 더해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을 호재로 꼽는 시각도 있다.

어느 것이 더 큰 이유가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모든 것이 동시다발로 터졌으니 시장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하달 수 있겠다. 그 어느 하나만으로 사이드카를 부를 정도의 급등을 초래했다고 보기는 다소 무리일 듯도 싶고.

여기서 초점은 당장 위기 상황에 놓인 유럽경제에 이런 미국과 중국의 돈 풀기 정책이 독이 될까, 약이 될까 하는 점이다. 유럽 주요국들이 유동성 공조에 나섰다는 점에서 유럽에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보인다. 하지만 결국 유럽 시장과 소비자들이 당장의 불안에서 벗어나 소비를 늘리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럽에 도움이 될 것인지 여부는 장담할 일이 못된다.

유럽 문제가 아니더라도 미국 입장에서는 당장 미국 국가신용등급은 물론 자국 은행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등 발등의 불을 꺼야 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중국 또한 지준율 인하를 전례 없이 서두른 느낌을 주고 있어 경기 둔화가 꽤 다급한 현안으로 읽히고 있다.

게다가 한국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스왑 공조로 인해 원화 값이 급등하며 연말 수출 전략에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의 환율변동으로 긴장 가득하던 수입업체들은 연말 호조를 꾀할 수도 있겠지만 국가 경제 전체로 보자면 조심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외환당국이 긴급히 시장에 개입하고도 하루 만에 원`달러 환율이 17.50원이나 떨어졌으니 쉬이 볼 상황은 아닌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날 8~9억 달러 정도의 달러 매수 개입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물론 이날 환율 변동은 증시의 급등 사태와 맞물려 있기는 하다. 하지만 달러 유동성의 증가로 인한 환율 변동이 이날 하루로 그칠 것 같지는 않다. 연말까지 찔끔찔끔 환율 하락이 있지 않겠나 싶다.

그렇게 보자면 첫날의 시장 반응이 지나치게 성급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외국인과 기관들이 대거 매수세로 몰렸다는 보도이고 보면 그들의 판단이 그만한 사정 고려 안한 것이라고 가볍게 평가할 일은 아닐 터이지만 지나치게 분위기를 띄우는 전략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드는 것이다.

어차피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찾아갈 자신들의 몫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런 미국의 입장이 짙게 반영됐다고 해서 요즘 한`미 FTA 문제가 더 시끄러운 게 아니겠는가.

미국 내의 불안정한 금융 상황의 해결책을 밖에서 찾으려는 미국 정부나 미국 자본들이다. 그렇게 보면 한국 증시에 투자된 미국 금융자본들 역시 자국 시장의 변동에 따라 보다 신속하게 치고 빠지기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분위기를 달구고 빠지는 방식이 과거 소위 ‘큰손’들이 선호하던 전략과 닮아가지는 않는지 주시해볼 일이다. 급히 끓어오를 때는 넘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모든 경우에 반드시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어차피 시장 참가자는 시장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는 일이지만 큰 자본들이 큰 싸움을 벌이는 판에 개미들이 어설피 끼어드는 것은 살도 뼈도 다 내어주는 위험한 도박이 될 공산이 너무 크다.

짧은 한국의 증권시장 역사에서도 그로 인한 비극은 꽤 여러 번 발생했지 않은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