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너家, 검찰과의 질긴 악연
SK오너家, 검찰과의 질긴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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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주 일가와 검찰의 악연이 끈질기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내달 1일 검찰에 소환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이날 오전 10시 최 부회장을 서울검찰청사에 출석시킨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최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계열사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 선물투자에 사용하도록 지시했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최 회장과 SK를 이끄는 '투톱'가운데 한 명이다.

최 부회장의 조사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이 소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그룹과 검찰과의 '인연'은 1994년 8월 시작됐다.

최 회장(당시 ㈜선경 이사대우)은 20여만달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11개 은행에 분산예치, 외화밀반출 혐의로 부인 노소영 씨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돈이 최 회장의 월급과 미국에 사는 친인척으로부터 받은 결혼 축의금이라는 최 회장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최 회장 부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에 의해 1년여만인 1995년 12월에 다시 소환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 11개 은행에 1년전 분산 예치했던 2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 회장의 부친이었던 고 최종현 명예회장도 뇌물공여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은 면했다.

그러나 2003년 2월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최 회장은 결국 검찰에 구속됐다.

최 회장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채무를 줄여 1조5천587억원의 이익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다.

최 회장은 또 그룹 지배권을 확보하려고 자신이 소유한 워커힐호텔 주식과 SK C&C[034730]가 보유한 ㈜SK 주식을 부당하게 맞교환 사실도 드러났다.

최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때까지 1년여간 경영에서 손을 떼야 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최 부회장의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의 소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 회장의 검찰 소환은 신성장 동력을 갈구하는 SK그룹의 앞날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정유와 통신 등 근간이었던 두 분야가 성장의 정체를 겪자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반도체를 '제3의 성장축'으로 만드는 그룹의 큰 비즈니스는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가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

최 부회장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지, 최 회장까지 불똥이 튈지 SK 구성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부회장이 사법처리된다면 최 회장은 당분간 '형제 경영'의 한 축을 잃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계열 분리를 둘러싸고 사촌형제인 최신원 SKC회장-최창원 SK케미칼[006120] 부회장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SKC, SK케미칼, SK가스, SK건설 등을 최신원ㆍ창원 형제의 몫으로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추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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