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디스카운트' 팽배…"알짜 기업 뺏긴다"
'차이나디스카운트' 팽배…"알짜 기업 뺏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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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이러다 몇 년 후에는 중국 '알짜' 기업들 전부를 홍콩증권거래소로 뺏길지 모릅니다"(한 증권사 관계자)

'중국 고섬' 사태로 불거진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기업 저평가)로 국내 증시의 해외 기업 유치 상장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콩 등 선진시장들이 해외기업 상장 유치에 가속도를 내며 국내와 간격을 갈수록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홍콩거래소는 최근 국내 기업 기업공개(IPO)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홍콩거래소는 최근 해외 증시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IPO공모금액은 573억달러로 뉴욕과 런던거래소를 앞질렀다. 풍부한 유동성이 장점이다. 싱가폴 거래소보다는 2배 정도 앞서는데 미국 나스닥과 대만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여기에 중국 기업이란 든든한 후원군이 있었다. 중국 경제전문가에 따르면 과거에는 중국 기업들이 나스닥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겼지만 현재는 홍콩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상장하며 기업들이 가장 탐내하는 '선전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 됐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중국고섬 사태로 촉발된 '차이나 디스카운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의욕적으로 국내 증시에 입성하려고 한 컴바윈윌홀딩스가 끝내 상장을 철회했고 최근에는 중국원양자원의 홍콩 증시 상장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단 국내 증시의 건전성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정주용 IBK투자증권 기업금융부 과장은 "해외 기업 관계자들이나 시장 참여자들은 국내 증시의 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우선 해외 기업 유치 주관사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주관사들은 해외기업실사를 국내 상장 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온 게 사실이다. 통상 5~6번 해외기업실사를 가는 게 고작이었다는 관계자 전언이다.

정 과장은 "중국에서도 기업들의 최대주주 문제가 불거져나오는 만큼 국내 주관사도 최대주주의 가족관계까지 철저히 조사해야하지만 시간, 비용 등을 이유로 주관사가 소홀히 여기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일정 부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외국인 기업 상장 제도 개선안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고섬이 나온 후속조치라며 한 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홍콩거래소의 경우 회계전문기관을 별도로 둔다. 이들은 3년의 기업 미래를 평가해 예측이 틀릴 경우 소송까지 걸만큼 '깐깐한' 심사로 해외 기업들을 유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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