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엘바이오, 증권사 기업탐방 거부…왜?
알앤엘바이오, 증권사 기업탐방 거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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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분석하기 어려운 회사"
호재성 공시·보도자료 지속 '빈축'

[서울파이낸스 강현창·양종곤기자] "알앤엘바이오는 분석이 어려운 종목입니다. 투자는 말리고 싶네요."

줄기세포 테마주로 알려진 알앤엘바이오에 대한 의혹에 눈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호재성 보도자료와 자율공시는 꾸준히 발표하고 있지만 이슈의 사실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업체탐방은 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알앤엘바이오는 2건의 자율공시를 발표했다. 멕시코에서는 사지말단부 허혈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세포치료제 관련 특허를, 일본에서는 성체줄기세포에서 분화 시킨 줄기세포치료제 관련 특허권을 각각 취득했다고 밝혔다.

호재성 공시에 주가는 즉각 움직였다. 이날 알앤엘바이오는 전날보다 4.64% 오른 7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전일의 두 배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번 공시가 주는 모멘텀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줄기세포치료제를 생산하거나 판매한다는 특허가 아니라 해당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특허라는 게 주된 이유다.

쉽게 말하면 외국에서 자동차 설계도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것과 같다. 실제 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 해당 국가에서 자동차 생산 계획이 있는지와는 무관하다.

올 들어 알앤엘바이오가 유럽 31개국과 중국, 호주, 영국 등 해외에서 특허를 따냈다고 자율공시한 횟수는 무려 8차례. 그나마도 6차례는 모두 같은 제조법(성체줄기세포로부터 신경세포, 지방세포, 연골세포, 골형성 세포 및 인슐린 분비췌장 베타세포로의 분화방법)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 특허취득을 한 것이었다. 이 기간 다양한 호재성 보도자료는 42부를 배포했다.

알앤엘바이오는 해당 제조법을 이용해 당뇨병 치료용 세포치료제와 골관절염·골다공증·유방조직형성용 세포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그 치료제에 대한 제조·임상 등에 대한 소식은 없다.

한 의료계 전문가는 "어떤 제약회사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실제로 해당 약품을 생산해 임상절차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실제 약품도 없는 제조법 특허에 누가 관심을 갖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증권사들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업 분석의 기본이 되는 탐방을 계속 거부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알앤엘바이오의 경우 장밋빛 전망을 발표하는 프리젠테이션 행사는 몇번 했지만 회사탐방은 계속 거부해왔다"며 "회사가 발표한 자료가 맞는지 탐방을 통해 실제 기업 현황을 보고 수치를 확인해야 하지만 전혀 분석을 할 수 없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다른 연구원도 "같은 줄기세포 테마주인 메디포스트의 경우 실적 가이던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측정이 가능한데다가 탐방도 할 수 있다"며 "알앤엘바이오는 가이던스 제공과 탐방을 모두 거부해 투자에 대한 어떤 의견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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