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르포] '분당선 개통' 정자동 일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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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상당부분 기반영…"전세값 상승은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28일 개통을 앞둔 '신분당선' 수혜지로 꼽히는 정자역 일대를 찾았다.

강남역에서 양재, 양재 시민의 숲, 청계산 입구, 판교, 정자역에 이르는 총 길이 17.3㎞의 신분당선(DX Line) 1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 16분이면 갈 수 있다. 현재 정자동에서 강남역까지 광역버스로 40여분이 소요된다는 점에 비춰보면 서울 접근성이 크게 좋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개통을 코 앞에 둔 시점인데도 주변 시장은 의외로 잠잠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신분당선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지만 개통 이후 매매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자동 L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개통 이후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호가를 높이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현재까지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꾸준히 전셋값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50~60% 대에 머물고 있는데다 경기불황 여파로 관망세가 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개통 전부터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몰린 탓에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신분당선 인근 아파트 단지들은 타지역에 비해 매매값 하락 폭이 적었다"고 덧붙였다.

P공인 관계자는 "신분당선 호재로 정자역 인근의 주상복합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탄천변 조망권을 누릴 수 있는 단지가 분양 당시에도 인기가 높았는데 신분당선 교통호재로 탄천이 보이는 곳만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도 많이 올라 '두산위브 파빌리온' 공급면적 59㎡의 현재 월세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올초보다 월 10만원 올랐다"며 "같은 평형의 '파라다이스텔'도 월세값이 올초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에서 85만원으로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지 중개업계는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분당 내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정자역과 가까운 주상복합 타운과 오피스텔 임대 시장이 신분당선 개통 호재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었다고 전했다.

실제 정자동 파크뷰 110㎡의 경우 2004년 당시 최초 분양가가 2억7000만원 가량이었지만 현재 매매값은 8억원을 웃돌고 있다.  전셋값 역시 상승해  지난해 말 4억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 4억6000만~4억8000만원대로 시세가 형성됐다.

또한 신분당선이 개통될 경우 5억원에 육박하는 탄천조망권을 가진 집의 전셋값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고, 오피스텔은 일부 중대형을 빼고는 대부분 매물이 실종된 상태라는 게 주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지하철 개통으로 인한 집값 상승은 계획 발표와 공사 착공, 개통 등 총 3번에 걸쳐 발생하는 게 업계 통설이었는데, 요즘은 발표만 나오면 곧바로 올라 개통 전  매매값에 이미 호재가 선반영되고 있다"며, "역세권 아파트는 재건축 단지와 달리 정책변수나 금리변화 등의 영향을 덜 받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같으면 지하철이 개통되면 편리함 때문에 전셋값이 오르고 이어 매매가격도 상승했지만, 경기 침체에 강남권 전세수요가 많아 개통되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여대환 부동산써브 연구원도 "아파트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 매매가의 급격한 상승은 어려울 것 같다"며 "신분당선 개통으로 역주변 아파트들의 전세가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변 상가와 오피스의 경우 신분당선 개통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중계업계는 내다봤다.

느티마을 상가 내에 위치한 T공인 관계자는 "정자역에 연접한 느티마을 공무원아파트나 상록마을 우성의 경우 이미 상권이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며, "지하철 개통이 상권 확대의 촉매제 역할은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분당을 대표하는 상권인 서현역 상권처럼 활성화되려면 기존 상권인 정자동 카페거리와 연계하고, 직장인 점심 고객과 같은 탄탄한 소비층을 확보해야 한다"며, "상가가 보통 아파트 입주시점 즈음에 공사를 하다보니 상권형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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