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일임형 랩 시장 ‘일보 후퇴’ 불가피
증권업계 일임형 랩 시장 ‘일보 후퇴’ 불가피
  • 임상연
  • 승인 2003.02.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정안 통합운용 외부위탁 등 알맹이 빠질 듯
업계 시장활성화 요원 도입 취지 무색’

증권업계 종합자산관리업무(PB)의 기초가 될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당초 업계 기대와는 달리 ‘일보 후퇴’가 불가피해졌다.

재경부가 권역별 형평성과 법적 문제 등을 이유로 일임형 랩 자산의 통합운용, 외부위탁 등 주요 제도적 보완 장치 도입을 반대하면서 관련 시장 활성화가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감독당국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재경부는 통합운용 외부위탁 등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추가 개정없이 증권거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3일 차관회의를 거쳐 18일 국무회의 의결에 상정할 방침이다.

증권업계가 요구한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좌의 통합운용은 계좌별 관리 운용에 따른 비효율성을 줄이고 소액투자 자산의 자산운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미 미국에서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운용시 계좌의 통합운용 관리가 일반화돼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일임형 랩 계좌의 통합운용은 일반 펀드운용과 다를게 없어 투신업계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투신업계 관계자는 “통합운용은 증권사들이 유사투자자문업을 영위하는 것과 같다”며 “이 제도 허용한다는 것은 보수율 하락 등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에 처한 투신업계를 사지로 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재경부의 불가 방침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일임형 랩 계좌의 통합운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재경부도 투신업계의 이 같은 반발과 법적 논란을 이유로 제도 도입을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임형 랩 자산의 외부위탁 운용도 마찬가지다. 외부위탁의 경우 이미 입법 예고된 개정안에 포함된 상태였지만 계열 투신사 몰아주기와 증권사 본업무에 대한 아웃소싱 금지 등의 법적 제한 때문에 상정될 개정안에서는 제외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통합운용과 함께 일임형 랩 자산의 외부위탁 운용도 허용이 안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증권사의 업무부담이 그만큼 증가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증권사와 협회가 공동으로 건의한 일임형 랩의 외부위탁 운용은 전문인력 확보 시스템 개발 등에 따른 증권사의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산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일임형 랩 자산의 60% 가량을 외부 투자자문사나 운용사에 자문형태로 위탁해 운용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일임형 랩에 대한 이 같은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주식수요기반 확충과 종합자산관리업 강화 등 일임형 랩어카운트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증권사 랩어카운트 담당자는 “일임형 랩 시행은 수 백조원에 달하는 PB시장에서 증권업계가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라며 “하지만 통합운용 외부위탁 등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타금융권에 비해 일보 후퇴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세계적으로도 자산운용업을 놓고 금융권의 겸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관련 제도 도입을 단계별로 시행한다는 정부의 발상이 이해가 안된다”며 “네거티브 방식의 행정업무가 또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