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의 '외도'?…중소사들, 사업다각화 '박차'
건설업체의 '외도'?…중소사들, 사업다각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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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진출·수입차 판매 등…부동산시장 침체 원인

[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중소 건설사들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발주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광주·전남지역 민영방송인 광주방송(KBC)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KBC 대주주인 럭키산업과 지분 인수 계약을 맺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승인 신청을 마친 상태"라며 "방통위 승인을 받아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경영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35위의 중견 건설업체인 동양건설산업은 수입차 판매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미 지난해 D&T도요타를 설립해 6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4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 속에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수입차 판매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수입차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건설도 부산 지역에 일본 닛산의 '인피니티' 브랜드를 판매하는 반도모터스, 닛산 차량을 판매하는 퍼시픽 모터스를 세웠다. 도양기업 역시 외제차 딜러사로 지난해 971억원의 매출을 올려, 건설업 매출(905억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중소 건설사들의 '외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침체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불황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대형사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데다 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공사수주 등으로 중견 건설사들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기존 주택사업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에 이같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도 "건설 일감이 줄어들다보니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겠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지난 1990년대 초 부동산시장 침체로 중소건설업체들이 다른 분야로 진출하거나 업종을 전환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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