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권 제동 이어 잡스 사의…삼성에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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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법원 "애플 제소 1건만 인정"
후계자 팀 쿡, '소송 전략' 수정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분쟁 첫 판결에서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향후 소송전에서는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법원은 애플이 제기한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10건 중 9건에 대해 삼성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유일하게 배타적 권리로 인정한 애플의 지적재산권은 손가락으로 사진을 부드럽게 넘기는 포토 플리킹(Photo Flicking) 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두 건의 특허와 디자인권, 복제권 등은 인정되지 않았다.

애플은 일단 가처분이라는 성과를 챙겼지만, 디자인과 나머지 특허 등에 제동이 걸리면서 기존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애플이 인정받은 포토 플리킹 기술은 대체가 쉬운 기능인만큼 삼성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애플의 제품 디자인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조작된 갤럭시S 사진을 네덜란드 법원에, 조작된 갤럭시 탭 사진을 독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이번 판결로 이 같은 주장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특히 창업자인 스티브잡스가 사의를 표명함과 동시에 삼성전자에 호의적인 팀 쿡이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삼성과의 특허전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도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팀 쿡이 새 CEO로 추천될 경우 삼성전자와 기존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인 파트너쉽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꼼꼼하고 이성적인 팀 쿡의 경영 스타일로 볼 때 애플의 글로벌 소송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잡스가 삼성전자를 '모방꾼'이라고 비난할 때도 쿡은 비난보다는 관계 유지를 원했다"며 "서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의 가처분 신청이 처음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갤럭시 시리즈의 이미지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금지 가처분을 당하는 일이 잦아질 경우 영업전략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사실상 네덜란드 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한 달 이상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네덜란드 내 판매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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