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강정원號 정책 변경 '후폭풍'
국민銀, 강정원號 정책 변경 '후폭풍'
  • 김동희
  • 승인 2004.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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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삭감, 전략수정 등 직원들 혼란
정책 일관성 유지돼야

국민은행이 강정원 행장 취임 후 의욕적으로 진행한 대대적 조직개편과 전략 수정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정태 전 행장 시절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장기적 전략들이 대폭 수정되면서 일선 실무진들이 정책 혼선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PB사업과 e-비즈니스 사업 등 내년도 은행권 핵심 전략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무진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PB사업의 경우, 조직개편과 함께 전 우리은행 PB사업단의 구안숙 부행장을 영입하면서 실무진들이 체감하는 혼란은 더욱 큰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 은행권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PB사업이 임원교체와 조직개편으로 장기적인 전략들에 대폭 수정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은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차별화에 대한 인식 부분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명동 PB점을 오픈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행한 갤러리 뱅크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인식차가 심각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PB서비스의 차별화가 아닌 부가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국민은행 PB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인 정책들이 일관성있게 실행돼도 은행권 경쟁에서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잦은 정책변화들이 직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내부 직원들 중 PB사업 부분의 혼란이 가장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별화된 PB서비스가 상품과 세무 법률 자문 등 고객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에서 먼저 시작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장기전략에 의해 PB사업이 전개되겠지만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비즈니스 사업부의 경우 예산삭감에 의한 은행 전략 변경이 핵심적인 문제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IT기술과 정보에 대한 대응이 예산삭감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TV뱅킹 사업에 대한 예산은 대조적이다. 우리은행은 홈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TV뱅킹 서비스를 선보이며 은행 채널 다변화와 새로운 사업모델 구축에 여념이 없다. 이를 뒷받침하듯 은행의 예산도 올해보다 30% 이상 늘렸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e-비즈니스 사업의 전반적인 예산삭감과 함께 TV뱅킹 사업의 보류를 지시했다.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장기적인 사업영역 확대라는 측면에서 은행 전략을 접근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e-비즈니스 사업의 특성상 꾸준하게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해야함에도 단기적인 수익성이라는 측면과 내핍경영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삭감과 정책수정을 가하고 있기때문에 직원들이 국민은행의 비젼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실경영이라는 명목으로 단기 성과주의 전략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내핍경영을 선언해 직원들의 내부 경비 절감을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정작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방안을 일관성있게 수행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년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 내핍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신임 행장의 취임 후 수정되는 은행 전략들이 직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리딩뱅크로서 단기 성과주의 전략이 아닌 장기적인 금융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은행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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