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재정 위기, "아직 지켜볼 단계"
이탈리아 재정 위기, "아직 지켜볼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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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정치적 불안감, 재정 위기감 키워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 도출 여부 '변수'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유럽 내 3위권 경제대국 이탈리아의 재정 위기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그리스 재정 위기 수준이 아닌 전 세계 증시가 휘청거릴 수 있는 충격이 될 것이라고 시장은 염려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전문가들이 아직 지켜볼 단계라며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는 현실화 가능성을 떠나 당분간 그리스 재정 위기감과 같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감이 여전하다.

12일 이탈리아 재정 위기는 전날 미국 증시의 급락을 이끌어내며 국내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30포인트 넘게 하락한 2120선으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부각된 원인을 먼저 자국의 정치적 불안에서 찾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트레몬티 재무장관이 재정긴축안을 놓고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트레몬티 장관의 사임설이 대두되는 등 향후 이탈리아 재정 긴축 이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것.

김지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레몬티 재무 장관은 그동안 이탈리아의 재정 긴축을 추진해온 인물"이라며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긴축 정책에 갈등을 빚고 사임 가능성이 점쳐지며 향후 이탈리아 재정긴축 이행 능력이 의심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이 마무리되지 않는 점이 재정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당초 이달 중순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제금융안 문제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오는 9월 중순 재무장관회의 때까지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조속한 해결이 나오지 않은 교착 상태는 과거 한 국가 문제에서 유럽 전체로 위기감이 전염된 전례가 있어 특히 시장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경험에 비쳐봤을 때 구제금융안 도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채무조정을 통한 민간 부문 참여 논의가 불거지며 재정위기 전염 가능성이 커졌다"며 "오는 15일 예정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이탈리아가 다음 위기국가로 지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재정 상황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탈리아의 GDP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120%로 유로존 내 국가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경우 정부 국채의 자국 보유 비중이 높아 채무 위기시 상환 압력은 크지 않다"며 "(하지만) 국채 금리 상승 시 이자부담의 급격한 증가 가능성은 남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가장 염려하고 있는 부분은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실현될 경우 충격이 너무 커 주변국은 물론 이탈리아 스스로도 이 상황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빠르면 이번 주가 사태 확산 여부의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냐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탈리아의 비중이 워낙 커 EU가 이 상황을 방관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 역시 "지표상으로 이탈리아 경제가 지금 당장 구제금융을 고려할 만큼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니며 위기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제기된 것"이라며 "향후 일주일이 고비가 될 수 있는데 그리스 2차 구제금융방안이 어떤 식으로 해결되는냐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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