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 '치료용' 아니였어?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 '치료용' 아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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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씨비투웰브, 세계 최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소식 '급등'
식약청, "임상 기간 부족 등으로 '치료' 아닌 '개선'으로 허가"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 시판승인을 앞둔 에프씨비투웰브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제품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에프씨비투웰브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8만원대였던 주가가 13만원대까지 올라섰다.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앞둔 회사라는 게 주가 급등의 이유다.

그러나 제품의 임상시험단계에서 해당 줄기세포치료제를 투여한 환자가 고작 40명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효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제품 투여 뒤 부작용과 효능을 관찰하는 추적관찰기간도 6개월에 불과했다는 점에 대해 "과연 이 치료제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의학계 종사자들의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제품은 알려진 것처럼 '치료제'는 아니라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식약청은 지난 24일 줄기세포치료제 품목허가 관련 브리핑에서 "이 제품은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운동기능을 향상시키기는 하지만 심근경색 질병 자체를 완치하게 하는 치료제는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식약청 관계자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피험자 수가 적고 6개월 이상 추적 모니터링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심근경색의 '치료'가 아니라 '개선'으로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 제품의 안전성을 체크하는 1상, 제품의 약효를 검증하는 2상, 투여 시 용량을 결정하는 3상의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3상에서는 피험자를 수백명 단위로 대규모 모집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번에 시판승인을 앞두고 있는 에프씨비투웰브의 '하티셀그램-AMI'은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라는 점에서 안전성이 인정돼 1상은 면제됐다. 유효성과 용량을 보는 2~3상 시험은 각각 한차례씩 임상시험으로 대신했다.

1상을 면제한 것은 기존 세포치료제의 기준을 따른 것이며 2상과 3상은 환자군이 적은 의약품 특성을 감안해 절차를 대폭 완화한 것이다.

3상의 임상시험은 제품 투여 시험군과 제품 미투여 대조군 각각 40명씩으로 나눠 진행해 투여 후 6개월 간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박출률(심장에 들어온 혈액을 다시 내보내는 비율)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이 제품을 투여한 시험군에서 투여전보다 심장박출률이 5.93% 이상 증가한 것이 관찰돼 '개선'효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황우석 박사 사건 이후 줄기세포 관련 피험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래도 40명의 피험자 규모는 3상으로 인정하기 어려우며 효과를 확실히 검증하려면 피험자 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업체 측은 앞으로 3년간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판 후 임상시험(4상)을 추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심장박출률 뿐만 아니라 도보거리 측정, 운동능력, 폐기능 검사 등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제품 출시 뒤 임상시험이 진행되면서 형평성과 윤리적인 문제로 유상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품 출시가 회사의 매출에 이익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에프씨비투웰브 측은 "시판 뒤 임상이 진행되더라도 전국적으로 심근경색 환자수가 많은 만큼 유료환자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에프씨비투웰브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9월에 제품을 출시한 뒤 2~3년 내 시장점유율 10%를 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프씨비투웰브는 이날 CMO(계약생산대행)과 세포생산 배지 개발, 세포 운송상자 개발 등 다양한 줄기세포 관련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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