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눈먼 투자자, 혜안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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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증권을 담당하는 기자에게 국내 증시의 호재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건실한 성과를 바탕으로 상한가에 이른 종목들을 보면 마치 내 자식을 보는 것 처럼 '아빠미소'를 짓게 한다. 이런 기업들을 보면 좋은 소식을 빨리 알려야 겠다는 기자의 본심도 자연스레 드러나기 마련이다.

최근 국내증시에 연속 상한가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모 건설업체가 있다. 이달들어 계속된 연속 상한가 덕분에 월초보다 주가가 2배가 넘게 올랐다.

그러나 취재를 해보니 상황이 묘하다. 상한가를 계속하는 동안 일일거래량은 수백에서 수천주에 불과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은 오히려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거래소 조회공시에도 '지난달 25일 인수합병(M&A) 공고를 낸 것 외에 주가급등 이유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미소'가 '근심'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몇안되는 거래로 주가만 부풀리는 '작전주'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에 대해 모 증권사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성지건설의 M&A 성공 가능성에 베팅해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사실 '묻지마투자'덕에 주가가 비행기를 타는 문제는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최근 중국발 테마주로 인식된 '희토류' 관련종목들도 그렇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재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희토류가 매장된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뛰었다.

그러나 희토류는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거친 뒤에야 상품화가 가능한 광물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희토류 가공기술이 없다. 실적에 반영되기 힘든 이슈일 뿐이다.

연초 각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가 2300선 이상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이들이 기대하는 2300선의 원동력은 묻지마투심에 기댄 투기성 자금은 아닐 것이다.

이제 곧 2300선을 향한 하반기가 시작된다. 건전한 투자를 위한 혜안(慧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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