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코스닥을 살리는 길
<데스크 칼럼>코스닥을 살리는 길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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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부총리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며 연내에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젖어버린 나무에 석유를 뿌리는 식의 특단의 조치까지 취하겠다며 고강도 지원책을 시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코스닥 활성화 발표 당일에는 창업 투자 관련 주식들을 중심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그 이튿날 바로 대부분의 종목들이 전날의 수익을 도로 토해냈다. 묻지마 투자가들은 또 한번 울었을 것이다.

언론들도 덩달아 벤쳐와 코스닥 시장을 살려야 한다고 난리들이다.

벤처와 코스닥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는 코스닥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필자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주식 시장을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태생적 주식 시장 낙관론자이다. 문제는 정부와 기관의 구체적인 대책 없는 벤처 살리기는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현재 코스닥 시장과 벤처 기업에는 쓸만한 기업이 드믈다. 너무 부정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쓸만한 기업이 없는데 누가 투자하려고 하겠나라고 잘라 말하는 증시관계자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코스닥 주식들이 뜨지 않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우리나라 코스닥 등록기업은 880여개로 미국 나스닥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내세울 만한 기술을 가진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소수 우량 기업들은 이러다가는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너도나도 거래소로 옮겨가고 있다.

둘째, 이렇게 코스닥 업체들이 투자가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에 벤처 기업 살리기는 더구나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기술 벤처 기업들에 대한 신뢰를 투자가들이 완전히 상실해 버렸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증시 주변은 과거 코스닥 기업에 한탕주의식 묻지만 투자로 인한 피해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투자를 투기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의 간담회 당일 급등했던 벤처 창투 관련 주가가 하루를 겨우 넘기고 급락했던 이유 또한 벤처 기업에 회생에 대한 펀더멘탈을 지원해 주지 못할 것이라고 시장이 반응한 결과이다.

실제로 강남이나 여의도의 창업 벤처 캐피탈들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무수히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이에대한 특단의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기도 하나 경영이 투명하지 않고 기술력 없는 기업에 묻지마 투자는 과거의 오류를 재현시킬 위험 요소가 다분하다.

얼마 전에도 벤처 창업 투자 지원과 관련해 정부 관련자들이 무너기로 기소 되었다.

정부가 벤처를 살리고 코스닥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첫째는 실질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신중하게 평가하고 둘째는 지원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 여부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여부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등록 기업들의 부실경영과 회계문제를 회사 책임으로 돌릴 수는 있으나 1차적으로 이러한 기술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IT 정보 기술력은 한국 경제의 미래이다. 벤처 기업과 코스닥을 살리겠다는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부실 기업들에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일지 모르지만 시장 투자가들은 이제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 투자가들도 이제는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영이 투명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과거처럼 눈먼 돈은 더 이상 시중에 돌아다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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