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보험사 눈독 ‘왜?’
금융지주, 보험사 눈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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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부문 성장 가능성 높아져
일부 중소형사 M&A 대상될수도

[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금융지주사들의 보험 영역에 대한 '짝사랑'이 최근 재점화됐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하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매물이 안나오는 데다 외국계자본까지 보험사 인수를 노리고 있어 금융지주사가 M&A를 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사의 수장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일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며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인수합병(M&A)도 검토하겠다"고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28일 취임사를 통해 "신한생명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보험사를 M&A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매물이 없어 당분간 자체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 역시 보험사 인수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15일 "금융지주 상장과 내년에 보험 및 자산운용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를 인수하려는 것은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기 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사업구조는 은행에 편중적이다.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은행, 비은행부문의 수익 기여도를 비교해보면 수익에서도 은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은행,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가 각각 95%, 5%로 가장 심했으며,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수익 기여도 역시 각각 84%, 75%로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 비은행 부문간 당기순이익이 각각 1조6615억원, 1조5397억원으로 수익 기여도가 52%, 48%를 기록해 가장 안정적인 사업비중을 보였다.

이같은 금융지주사들의 수익구조는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어렵게 하고, 은행이 위기에 처하면 지주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에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수익창출원을 다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급변하는 금융환경으로 인해 은행보다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M&A를 통해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영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 개인금융자산 증가, 고객수요 다양화 등으로 개인고객을 상대로 한 자산운용업, 자문업, 보험업 등의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사 인수합병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매물이 나오지 않는 데다 캐나다 보험사인 매뉴라이프 등의 외국계 자본이 국내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보험사가 M&A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금융지주사가 인수작업을 벌인 적은 없었다.

실제로 2009년 녹십자생명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SC제일은행과 에르고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며 부문별 실사를 벌이는 등 인수작업을 들어갔다. 그러나 인수 방향이 맞지 않아 M&A는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뉴욕생명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 매물로 나오면서 관심을 끌었다. 매뉴라이프 에이스그룹 등 외국계 자본이 인수에 나섰으나, 에이스그룹에 인수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보험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국내외기업들이 보험영업을 포기하지 않아 보험사가 매물로 나오질 않는다"며 "보험사가 매물로 나오면 먼저 외국계 자본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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