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색, 금융지주 CEO 스타일 따라 전략도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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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안정화, 이미지 개선 등 풀어야할 과제 '산적'
다양한 경험·카리스마·노하우 등 장점 활용 열쇠

[서울파이낸스 전보규·서지희 기자] 금융권의 영업대전의 본 공연의 막이 올랐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영업력 확대에 제대로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정지작업을 마치고 재도약의 시동을 걸고 있는 어윤대 회장, 민영화 작업에 계속 참여할 수 있게 된 우리금융의 이팔성 회장, 신한사태 이후 뒷수습을 맡게 된 한동우 회장, 금융권 최장수 CEO 타이틀을 차지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이들 4대 지주 회장들이 금융권에 공통으로 던져진 과제와 함께 각자의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어윤대, 기업금융·비은행 경쟁력 강화 관건
어윤대 회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금융부문 확대와 비은행무문의 경쟁력을 높여 그룹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 회장은 학계에서 인정받은 정통 금융전문가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경험이 많다는 것이 최대 무기다.  한국금융학회장과 고려대학교 총장을 지냈고 공적자금 관리위원, 초대 국제금융센터 소장,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어 회장은 이 같은 경험을 기반으로 KB금융을 한국의 대표금융기관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어 회장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과 그룹혁신 을 통한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금융권 최대 규모인 3200명의 명예퇴직을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금융권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발전을 위한 추진력은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

어 회장은 직접 나서 영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15대 기업 총수들과 연달아 면담을 갖고 대기업 금융서비스 등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고 경남지역을 방문해 120명 중소기업 CEO들과의 만남도 가졌다.

대학교 총장 출신답게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경영전략도 펼치고 있다. 대학가에 대학생 전용 점포를 개설해 미래고객 선점에 나섰고 제품 및 기술경쟁력이 우수하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중소·중견 기업을 선정 및 지원한다.

◆이팔성, 민영화 조속한 마무리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숙제는 지난해 말부터 잠정 중단 상태에 들어간 민영화를 재개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다. 2년 밖에 남지 않은 이번 정권에서 매듭짓지 못한다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총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이 회장은 연임 직후 민영화 마무리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회사와 비슷한 상업은행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정부 소유 금융회사로 분류돼 영업 등의 경쟁에서 제약을 받는 일이 많다"며 "(재임기간에) 무엇 보다 가장 먼저 민영화 추진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이 회장이 혼자 민영화를 추진해왔다면 이제부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워 그룹 계열사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민영화란 숙제를 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원만한 대인관계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부하직원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인간적 매력을 느끼게 하는 덕장형 리더로써 솔선수범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타입이다.

이순우 신임 우리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그룹의 주력계열사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며 이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영화 이후를 대비하는 것도 이 회장의 숙제다.

◆ 한동우, 기대감 부응 부담 떨쳐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중요한 과제는 새로운 신한 조직을 향한 은행권 안팎의 높은 기대감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이다.

신한금융의 올해 키워드가 '조직 안정화'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CEO리스크가 조직 및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여파를 겪은 만큼 조직 다지기 단계로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한동우號'가 과거 신한의 명성을 되찾기를 바라는 직원들과 금융권의 시선이다.

신한은행의 한 직원은 "한 회장이 신한 창립 멤버로 활동할 때 근무를 했었는데 함께 힘들었던 시기를 겪었다는 생각에 직원들이 한 회장을 생각하는 마음은 남다르다"며 "한 회장이 은행업에 대해 잘 꿰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취임식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 오늘과 같은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느껴 본적이 없었다"며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한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그룹 정관의 일부가 변경되고 사외이사 규모가 달라지는 등 내부 변화를 맞이했다.

단독 대표이사의 역할을 맡은 만큼 한 회장만의 경영속도와 방침으로 페이스를 유지하며 '한동우 식'체계를 잡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 김승유, 조직통합 노하우 살려야
최근 연임에 성공하며 '최장수CEO' 타이틀을 얻은 김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단연 외환은행 인수와 조직 안정화다.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인수 작업이 늦춰지고 있지만 은행 안팎에서는 합병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조직간 결합이 최우선 과제로 던져진다. 인수합병에 있어서 피인수 기업이 인수기 업에게 거부감 을 가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조직간의 조율이 조직 안정의 관건이다.

김 회장 연임 당시 하나금융 측이 "외환은행 인수 작업 마무리와 조직안정화"를 이유로 그를 적임자로 판단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의 한 직원은 "과거 외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회사를 옮겼었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서로의 업무를 배우며 화합하는 데 무리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은행원들 대부분이 재직했던 은행의 업무방법만 알고 있어 의견이 합쳐지지 못했으나, 합병 이후 서로의 스타일들을 보면서 개선해 나갔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최근 금융위의 인수 승인 무산과 관련해"5월 말(주식매매 약정서 효력일)까지 (당국의) 승인 결정이 나지 않을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조직과 조직원의 기대가 큰 만큼 김 회장의 노하우가 발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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