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랩 규제 강화...업계 시장 위축 반발
금감원, 랩 규제 강화...업계 시장 위축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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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가입자 수 및 가입금액 제한
"펀드와 차별화해야"vs "시장 축소 우려"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금융당국이 '자문형 랩'시장에 또 다시 칼을 빼들었다.

자문형 랩 시장을 둘러싼 증권사들 간 경쟁이 양적성장에 치우치면서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기본적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랩 시장의 위축을 불러 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 금감원, 시장과열 판단..양적성장 경고

27일 금융감독원은 '자문형 랩어카운트 운용 모범규준(안) 및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주요 증권사 랩 담당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번에 마련된 '자문형 랩어카운트 운용 모범규준(안) 및 시행방안'을 바탕으로 금감원은 조만간 업계와의 협의를 거쳐 이 모범규준을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 형식으로 제정, 시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수수료 기간보수 적용, 투자자문사 선정, 내부통제 및 투자권유, 광보홍보 등에 대한 기준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가입자 수와 가입금액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이처럼 자문형 랩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시장이 과열됐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송경철 금감원 부원장은 최근 증권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문형 랩 시장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질적 성장보다는 고객유치 경쟁을 추구하는 양적성장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증권업계 "공감하나 시장 위축 우려"

이에 증권사들은 금감원의 이번 조치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면서도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가입자 수와 가입금액 제한이다.

금감원은 자문형 랩이 펀드와 차별 없이 운용되고 있다고 보고 자문형 랩의 계약자 수와 계약금액을 일정수준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자문형 랩 상품의 경우 펀드와 큰 차이 없이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들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랩 상품을 이용하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이를 두고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이 제시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은 가입자 수는 50~100명 이내, 가입금액은 3000만원~5000만원 수준으로 현 자문형 랩 시장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기가 많은 상품의 경우 가입자 수가 최고 1000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 같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입을 하겠다는 고객을 일부러 막아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도 있다"며 "기본적인 취지는 이해하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입자 수를 제한하는 것은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어떻게 진행될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안으로 제시된 만큼 업계와 금융당국간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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