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벨로퍼, 대도시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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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지은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벗어나 중소도시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의 규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차이나반케를 비롯한 개발업체들이 금융허브 상하이와 수도 베이징 등 대도시를 떠나 땅값이 싸고 규제 손길이 본격화하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나반케는 우한과 청두를 비롯한 중부와 서부로 주택 건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차이나반케는 지난해 이미 2014년 목표치였던 매출 1000억위안을 달성했다.

에버그란데리얼이스테이트그룹도 매출 증대의 상당부분을 내륙지방에 의존하고 있다.

대도시에 집중해온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내륙 중소도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탓이 크다. 베이징에서 상하이, 충칭, 광저우로 이어지는 산업벨트는 고속 성장 속에 부동산가격이 고공행진한 탓이다. 상하이의 경우 최근 1년 사이에만 부동산 가격이 10배 이상 뛰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주택 개발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 주민들의 주택매입한도를 제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상하이와 충칭의 부동산에 대해 재산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소도시 주택개발은 대도시들과 달리 중국의 긴축 정책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끝 모르게 뛰고 있는 부동산 가격에 부담을 느낀 개발업체들에게 내륙지방의 저렴한 땅값과 급증하는 소비력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중국 동부해안을 중심으로 발전한 산업단지에서 최근 노동자들의 시위 속에 인건비가 늘어나자 중부 내륙지방이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중부 안후이성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09년에만 12.9% 늘어, 중국 전체(9.1%)에 비해 3.8%포인트나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하이와 베이징의 1인당 평균 가처분 소득은 각각 3만1838위안, 2만9073위안으로 10.4%, 8.7% 늘어난 데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우한(2만0806위안)과 충칭(1만7532위안)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13.2%, 11.3%에 달했다.

지난해 중국 내륙 중소도시 토지에 대한 투자 역시 35.4% 급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 비해 땅값이 싼 만큼 주택가격도 저렴해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의 수요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업체 제퍼리스 홍콩·중국 리서치를 맡고 있는 크리스티 주는 "중국은 중소도시들과 이들 모두를 합한 만큼 큰 규모로 성장한 베이징과 상하이라는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며 "개발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베이징과 상하이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질 좋은 주택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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