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여망 '석해균 CEO'
금융권의 여망 '석해균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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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서지희 기자]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쪽지 지휘'가 화제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도 선원들에게 쪽지를 전달하는 기지를 발휘해 해적들을 교란 시킨 것. 이는 선원 20명이 무사 귀환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고 한다.

석 선장의 리더십은 최근 최고경영진 인선 작업이 한창인 금융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경영인의 경영부실 책임 엄정 검사'를 주요 검사업무 가운데 하나로 꼽았을 만큼 지난해 불거진 'CEO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금융권은 CEO 리스크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회장 인선 과정에서 '파워게임', '관치금융'이라는 잡음이 잇따르면서 리더십 다잡기의 중요성이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신한은행 임원의 말이 공허하게 들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신한을 이해하고 조직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인물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생명의 위협 속에 석 선장이 선원들에게 전달했던 쪽지에는 결코 많은 단어가 적혀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단어들은 선원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뭉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금융권은 리딩뱅크를 목표로 한 치열한 영업경쟁, 과거사태로 무너진 조직기반 재정립, 민영화, 인수·합병(M&A) 등으로 여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무사 귀환한 선원들은 여러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석 선장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수십만명의 선원들이 승선한 금융호(號)다. 신한호, 우리호, 하나호 등 새로운 선장을 기다리고 있는 금융호에 석 선장과 같은 수장을 맞이하는 행운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해 보이기만 한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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