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국제유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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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가 추이(왼쪽 선그래프/브렌트유 선물가격 기준/단위:배럴당 달러)-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연간 증감률

FT, 3가지 시나리오 제시
브렌트유 최저 40弗 최고 150弗

[서울파이낸스 이지은 기자] 국제유가가 수급 불균형,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 등으로 올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도와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주지 못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2008년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국제유가가 신흥국의 원유 소비에 힘입어 내년 말에는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의 향방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데 대한 불안감이 반영돼 최근 2년간 유가는 요동쳤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경우 2008년 초 배럴당 90달러 수준에서 출발해 같은해 6월 말에는 147달러 선까지 올랐지만 연말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영향을 받아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4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불투명한 유가의 향방과 관련, 가능성이 높은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나리오1-강력한 경기회복 모멘텀…배럴당 100달러

우선 세계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만큼 성장하는 경우다. 특히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며 원유 수요를 견인한다. FT는 이 때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 근접하며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가가 100달러 선에 이르면 유럽과 미국 경제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FT는 미국과 유럽은 신흥국이 주도하는 강력한 세계 경제 성장세에 힘 입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의 안정되면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도 해소 국면을 맞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오일머니가 다시 유럽 재정위기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FT는 오일머니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발길도 유로존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일머니가 늘어나면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사회·정치적 긴장도 완화돼 원유 공급도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시나리오2-원유 공급 위기…배럴당 150달러

FT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의 갈등으로 원유시설에 대한 테러가 발생해 공급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회복과 함께 원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공급쇼크는 국제 유가를 배럴당 150달러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재정위기에 처한 유로존은 상대적으로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게 뻔하다. 특히 재정이 취약한 포르투갈과 벨기에, 스페인이 잇따라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면 독일이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T는 유가가 150달러 선에 이르면 유럽 전역에서 운전자들이 집단적으로 정유사에 반기를 드는 사태가 발생하고 주유소의 원유는 금새 바닥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렇게 되면 유럽 각국 정부는 유가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원유세율을 낮출 수밖에 없어 재정위기는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나리오3-원유 수요 급감…배럴당 40달러

끝으로 FT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에너지 가격에 힘입은 바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동안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 머물게 되면 이제 막 짙어지기 시작한 경기회복세가 무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회복세가 미약한 선진국 경제가 다시 침체되면 세계 교역에도 악영향을 줘 무역 의존도가 큰 신흥국 경제도 휘청일 수밖에 없다. FT는 이 경우 원유 수요가 급감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FT는 내년 말까지는 저렴한 에너지 가격을 발판 삼아 세계 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화답해 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지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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