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보유현금 67兆 어떻게 풀까
애플, 보유현금 67兆 어떻게 풀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애플 현금성 자산 추이(단위:100만달러/포춘=asymco.com)
[서울파이낸스 이지은 기자] 600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애플의 현금 보유액 용처를 놓고 월가에서 다양한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대규모 배당이나 환매를 통해 주가를 떠받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가 하면, 인수합병(M&A) 상대를 잘못 골라 투자은행들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없는 상황에서 곳간에 쌓아두고 있는 현찰이 애플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23일(현지시간) 월가의 전망을 토대로 애플이 현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몇가지 가능성을 짚어봤다.

정보기술(IT) 전문 블로그 아심코닷컴(asymco.com)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현재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규모는 597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다국적 카드사인 비자(596억달러), 미국 항공기 메이커 보잉(532억달러),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435억달러)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능가하는 액수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조만간 이 돈으로 배당이나 환매에 나설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잡스의 부재로 애플의 투자 매력이 반감된 만큼 배당이나 환매로 주가를 부양해야 기관투자자들의 애플 주식 보유 의지를 북돋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잡스가 지난해 10월 "하나 이상의 '전략적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기업 인수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주요 외신들은 페이스북 어도비 야후 디즈니 소니 등을 애플의 인수 타깃으로 꼽아왔다.

하지만 포춘은 이런 보도는 잡스의 발언을 잘못 이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20세기 최고이자 최악의 빅딜로 꼽히는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잡스 대신 회사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주 분기 실적 발표 때 이같은 시장의 억측에 쐐기를 박으며 힌트를 던졌다. 지난해 하반기 납품업체 3곳과 39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계약 상대가 아이패드 등에 쓰이는 터치스크린 관련 기술업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쿡은 이어 "작년에 맺은 계약은 2005년 플래시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급증을 예상하고 수급안정을 위해 몇몇 업체들과 맺은 것과 유사하다"며 "당시 계약은 애플의 현금을 기막히게 사용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