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경영 안정화와 시너지 창출
"국내 빅4 체제 넘어 세계 50위권 진입"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하나금융은 지난해 우리를 둘러싼 여러 위험요소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란 듯이 뛰어넘었습니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지난 8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출발 2011 행사'에서 "조만간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올해를 글로벌 톱 50 금융그룹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주 계열사 임직원 400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외형적 성장에 걸맞게 내면도 변화해야 한다"며 "세계 50대 금융그룹과 견줄 수 있도록 '하나 그 이상'을 그룹의 슬로건으로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김승유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은 '글로벌 톱 50'이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았다"며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 강한 인적·물적 자산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톱 50에 부족함이 없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고객 중심 사고와 열린 마음은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하고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관점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며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산업 간의 융합 흐름도 하나금융이 선도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고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이런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리스크 관리와 조직 경쟁력 강화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 하나의 개인금융+외환의 기업금융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금융위원회에 외환은행 인수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순까지 승인심사를 마칠 계획이다. 또한 국내외 상당수 투자자들이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할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인수자금 조달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모든 인수절차가 마무리 될 시점인 3월 말쯤 외환은행을 품고 '빅3'가 된다.
이후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뱅크'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업무 측면에서는 외환은행의 강점(기업금융, 수출입업무, 해외점포망)과 하나금융의 강점(PB, 개인금융, 자산관리, 보험, 증권영업)을 각각 부각시키는 방식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할 계획이다.
여기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등 신용카드 및 캐피탈 업무부문의 역량 확충을 통해 소비자금융의 시장지배력도 넓혀 나갈 방안이다. 실제 '하나+외환'이 보유한 국내채널은 1000여개에 달한다. 이는 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채널(37개)까지 더하면 국내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게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각 은행의 고유 경쟁력 유지와 고객의 혼란 방지를 위해 법률적으로는 독립된 은행법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후선 지원업무의 효율적 운영을 통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환은행의 평판과 가치 등을 고려하여 개별 사명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복점포가 많지 않고 각 지점망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점포망은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 은행의 상호 문화 및 조직 간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기업문화의 점진적 융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인력 배치시 소속에 구애됨이 없이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두루 등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간 교차판매 극대화와 영업망 최적화 등을 통해 수익부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영관리와 후선 지원업무 등의 효율화를 통해 비용측면에서의 시너지 제고에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함께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즉,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조직통합과 안정에 주력하고 하나은행은 영업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질거래 고객 수는 계속 늘리고 장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기반 영업을 강화하면서 고객 특성에 맞는 상품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