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늦깎이'에서 '해결사'로 화려한 친정 복귀
서진원, '늦깎이'에서 '해결사'로 화려한 친정 복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서지희 기자]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서진원 신한생명 사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서 내정자는 1951년생으로 경북 영천 출신이다. 계성고등학교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서울신탁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에는 1983년에 입행했으며, 이후 본점과 영업점을 두루 거쳤다. 기획조사부와 인사부 등 핵심부서에서 주로 근무했던 서 내정자는 1991년에는 부서장으로 승진하면서 인력개발실장으로 신한문화의 전파와 신한은행 직원들의 실력 향상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면목동지점장, 포항지점장, 전산정보부장, 인사부장, 개인고객본부 영업추진본부장 등을 지냈다. 2004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6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07년부터 신한생명 사장으로 근무해왔다.

'서진원 카드'는 한마디로 모두의 의표를 찌른 인사라는 후평이다. 하루전인 29일까지 거론되던 인물인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최방길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그 누구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두껑이 열리자 신한맨들 대부분은 '아뿔싸'하는 분위기다. 참으로 '절묘한 선택'이라는 것. 어느 임원은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까지 표현했다.

이번 신한은행장이 누가 되느냐는 '신한맨'들은 물론, 금융권 안팎의 관심도가 지대했다. 왜냐하면, 후임행장은 이른바 '신한사태'로 불리는 창사이래 가장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받는다는 점, 그리고 공고했던 '라응찬 체제'이후 첫 행장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서진원 카드가 빛을 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한은행의 내부사정을 들여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하루전 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의 경우 다 좋은데 '조직안정'이라는 점에서 취약점이 있다. 위 부사장은 58년생. 그런데, 신한은행의 본부장이나 임원들은 대부분 54~59년생으로 분포돼 있다. 아직도 여전히 보수적인 은행조직을 염두에 둔다면, 그리고 '신한사태'로 신한금융그룹의 전체 조직이 한차례 홍역을 겪은 직후라는 점까지를 감안한다면 '위 부사장 카드'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졸업한 동지상고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와관련, 정권 후반기라는 점에서 동지상고 출신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과 그 반대일 것이라는 시각, 두 가지가 공존했다. 때문에, 신한은행장으로 서 내정자가 낙점된 것은 아마도 후자가 더 큰 요소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서 내정자 카드가 빛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합병한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안정적인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합병 후유증이 어느정도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서 내정자는 두 은행간 합병작업의 산파역할을 했던 통합추진위원회 멤버다. 이 점에서도 적임자라는 평가다.

비교적 고참급인 서 내정자가 신한은행의 수장을 맡게되자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지주 사장자리와 관련 수선부사장제가 도입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유력한 은행장 후보들이 낙마함에 따라 상위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한지주의 수장자리의 격을 한단계 낮춰 이들 중 한 명을 배치하는 인사구도를 염두에 둔 관측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다. 아무튼, 이런 이유때문에 내년 주총에서 단행될 신한금융 회장과 신한지주사장 인사에 더욱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서 내정자는 개인적으로는 대기만성형 '행운아'다. 그는 신한은행내에서 동연배 중 가장 늦게 별(임원)을 단 케이스 중 한명이다. 늦깎이인 셈이다. 그런 그가 금융인으로서의 전환점을 맞게된 것은 2006년 신한생명 사장으로 자리로 옮겨가면서다. 그는 신한생명 사장으로서의 역할을 무난히 해냄으로서 지난 6월 '연임'에 성공한다. 그리고, 불과 수개월만에 한때 '물먹었다'는 소리를 들었던 바로 그곳, 친정집인 신한은행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와함께, 이번 인사와 관련 지역 안배 측면도 고려된 것같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신한은행장 후보군에 속했던 호남(전남 곡성) 출신인 권점주 신한은행 부행장이 서 내정자가 맡았던 신한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점때문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