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보기술 MOU 기대감 '투자자 현혹'
현대정보기술 MOU 기대감 '투자자 현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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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거래일 중 5차례 '上' 기록에도 거래소 '방관'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기자] 롯데정보통신의 현대정보기술 인수가 29일 확정됐다. 하지만 인수 MOU(양해각서)체결부터 최종 인수 확정까지 거래소의 주가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최종 인수가 확정되기 전 인수기대감으로 현대정보기술은 6거래일 동안 5차례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 11월 16일 MOU체결 소식 이후 3일만에 거래소는 현대정보기술에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이에 대해 현대정보기술은 22일 답변했다. 하지만 롯데정보통신과의 인수설이 아닌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였다.

올해 '코스닥 기업 = 인수기대감 = 주가급등'이라는 공식이 또 한번 확인된 셈이다.

이날 현대정보기술은 전날보다 10원(0.26%) 오른 3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종 인수 사실이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알려져 주가에 크게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대정보기술은 공시를 통해 롯데정보통신 외 2명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주) 호성 외 6인은 롯데정보통신에 지분 52.30%에 해당하는 2632만6000여주를 380억원에 매각했다.

시장은 이미 롯데정보통신으로의 인수사실을 점쳐왔다. 지난 11월 16일 롯데그룹이 현대정보기술 인수에 앞서 실사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한 사실이 시장에 알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이 결합해 연 매출 7000억원 규모의 대형 IT서비스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지난 11월 16일부터 6거래일중 5번의 상한가로 1975원이던 주가는 345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인수기대감만으로 오른 현대정보기술에 대해 3일만인 19일에 인수설이 아닌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22일 현대정보기술측으로부터 인수설과 관련한 입장을 받아냈다.

MOU가 법적구속력이 없는 만큼 차후 이를 번복해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당시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MOU를 악용해 투자판단을 흐리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지난 2008년부터 정부기관이 아닌 일반기업의 MOU는 조회공시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MOU에 대한 헛된 기대감으로 투자자를 현혹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국 MOU만으로 인수가능성이 낮다고 방치한 사이 기대감만으로 주가는 두 배가까이 오른 뒤 최종 계약이 체결됐다.

당초 거래소의 의도와 달리 투자자들에게 'MOU도 효력있구나'란 기대심리만 만들어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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