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클래식이 아니라 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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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을 정형화된 클래식보다 자유롭고 역동적인 록에 비유했다. 최근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의 시장 예측 분석이 보다 과감해진 배경이다.

최근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시장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윤 팀장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라며 담담하게 올해와 내년 증시를 전망했다.

그는 "올해 장은 메크로의 불확실성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이익 자체가 레벨업하며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냈다"며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상승랠리가 내년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2000 돌파가 큰 의미는 아니다. 올해 상승추세로 봤을 때 당연한 수순이며 단지 지수 앞자리가 바뀌는 라운드 넘버일뿐"이라며 "내년 2340포인트까지 가능할 것이다. 다만 2185포인트에서 벨류에이션 부담으로 조정기간이 있다. 이전까지 상승흐름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윤 팀장은 또 증시상승을 이끄는 우호적인 정책 환경과 수급관계를 살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향방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한 논리다. 외국인이 왜, 무엇을 샀나. 결국 이머징을 샀다. 선진국은 디플레, 금리 문제로 이머징 국가와 선진국과의 온도차는 여전히 크다"며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 인도, 브릭스 등지로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지 않았는가. 우호적인 유동성 공급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와의 인터뷰 내내 이어진 윤 팀장의 어투처럼 한화증권의 투자전략은 단순명쾌하다. 투자전략팀 회의 역시 격의없이 다양하고 솔직한 의견이 오고가는 분위기라고 윤 팀장은 전했다.

그는 "팀원들간 자유롭게 회의한다. 시간을 정해놓은 딱딱한 회의가 아니라 아침식사 자리에서도 허심탄회하게 말한다"며 "1년차 애널리스트의 의견도 존중하다. 분석이면 분석, 정책이면 정책, 연차가 적더라도 분명한 논리를 제시하면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솔직함을 우선으로 하는 윤 팀장의 주관은 보고서 제목과 문체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1월 연평도 피격 당시 '대포소리에 주식을 사라', 12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감이 퍼지자 'DON'T FIGHT THE FED'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과감한 의견을 시장에 내놨다.

윤 팀장은 "어중간한 것은 지양한다. 시장 방향성을 정확히 제시하려고 한다. 지난 11월 연평도 피격 당시 바로 '대포소리에 주식을 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북한 문제는 전면전이 나오지 않은 이상 큰 변화는 없다. 시장에서 우려감을 말할 당시 자료를 바탕으로 소신껏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 6년,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을 맡은지 4년이 됐다. 국내 증시 투자전략 환경이 정형화된 틀에 갖혀있다고 지적했다.

윤 팀장은 "결국 방향을 '모르겠다'는 의도로 쓰는 보고서가 많다. 이론만 알고 실제 주식을 해봤는지 의심이 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너무 어려운 수치만을 나열한다. 배경을 설명하는 건 좋다. 하지만 자신의 투자자세를 정확히 밝혀야한다"며 "예를 들어 최근 2000선 돌파 전까지 올해 선행지수가 돌아와야 한다는 '움츠린'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선행지수는 실제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표를 보면 분명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존, 중국 지준율 등 시장은 기존의 우려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증시는 변수가 항상 존재한다. 지난 금융위기, 9·11 모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주식은 수치와 인간의 심리가 상충한다. 확실히 기대감이 예측불가한 측면을 갖는다. 결국 투자전략에서 모든 것을 언급할 수 없다. '오컴의 면도날'처럼 분명하고 명료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명한 어조로 질의에 답하던 윤 팀장은 한화증권에 대한 의미와 개인적인 소망을 묻는 질문에는 한층 부드러운 말투로 답했다.

그는 "한화증권은 희노애락을 함께한 곳이다. 좋은 동료를 만나고 나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조직이다. 디딤돌이 되고 싶다"며 "영화를 좋아한다. 처음 증권사 입사를 결심한 것도 '월스트리트'란 영화가 준 감동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증시를 소재로 한 영화를 한편을 만드는 것이 최종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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