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에 부는 우량고객 '쟁탈戰'
2금융권에 부는 우량고객 '쟁탈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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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금리인하 압박 때문"..."저신용자 등 비제도권으로 내몰릴 듯"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일부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이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는 오름세인데도 불구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 대해서는 무리하게 금리인하를 압박함으로써 2금융권의 우량 고객 쟁탈전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금융권의 이같은 영업행태가 궁극적으로는 서민금융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마디로, 금융당국의 정책에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IBK캐피탈 등 캐피탈사를 비롯해 토마토저축은행 등이 우량 직업군을 대상으로 직장인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우량 고객군의 기준은 의사, 약사, 회계사, 법무사 등 전문직 및 교육, 행정, 경찰 등 공무원 그룹에 속하는 직업군이다.

이같이 대형 캐피탈사 및 저축은행이 우량 직업군과 우량 기업에 속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실시하는 데는 무엇보다 최근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따른 최고금리 인하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손율이 높은 일반 신용대출 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우량 고객군 선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우량 직장인에 대한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 대비 10%p이상 낮다. 일반적으로 우량 고객군에 대한 대손율이 일반 신용대출 고객 대비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의 경우 우량 고객군에 대해선 연 6.99%~17.99% 범위 내에서 금리를 적용한다. 반면 일반 신용대출은 연 7.99~34.99%의 금리를 적용한다. IBK캐피탈의 경우도 맥락을 같이한다. 우량 고객의 경우 연 9.9%~29.9%, 일반 신용대출 고객은 연 19.9~34.9%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 같은 우량 고객군에 대한 신용대출을 놓고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따른 현재의 금리로는 대손율을 감당하기 어려워 저신용자 등 서민들의 사금융 이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저신용자 등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워 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부업의 경우만 해도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의 일환인 금리인하가 오히려 서민을 사채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지홍 단국대한국 교수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상한금리 인하만을 고집한다면 대부업계의 암시장만 커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인해 서민들이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금융시장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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