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주년 테마기획]李씨의 소셜네트워크 24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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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페이스북 국내 이용자 500만 돌파
거래처와 미팅약속은 '카카오톡'으로 잡고
주식·가계부는 언제어디서나 앱으로 '뚝딱'

▲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 열풍은 이용자들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에서 생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기자] 직장인 이모씨(29)는 스마트폰에 설정해놓은 알람소리에 잠에서 깼다.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밤새 전송된 '카카오톡' 메시지가 있는지, 누가 '트위터'에 글을 남겼는지 보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 9월 애플 '아이폰4'를 구입했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와이파이 지역에서는 모바일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수십 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다루기가 어려워 전화받는 것도 허둥거렸지만, 이제는 잠시도 떼 놓을 수 없는 생활 필수품이 돼 버렸다.

출근길 지하철 안. 이씨는 아이폰에 저장된 음악을 들으며 '트위터'에 접속했다. 트위터에는 '팔로잉(following)'하고 있는 200여명의 친구들이 글을 올려놨다. 한 트위터 친구는 방금 전 "어제 9호선 탈선사고 여파로 신논현-동작 구간 서행하고 있습니다. 느려터졌어요"라는 글을 올려놨다.

이씨는 "3호선(대화행)은 이상무"라는 짧은 멘션을 달았다. 그랬더니 잠시 뒤 또 다른 트위터 친구가 '저도 3호선인데 출근길 표정들 침울하네요. 오늘도 수고하세요'란 멘션을 바로 달았다.

이씨에게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는 필수가 아닌 습관이 돼버린 지 오래다. 한 번에 140자 글자를 쓸 수 있는 트위터에 하루 평균 10개의 글을 올릴 정도다.

유명한 맛집에 가면 음식 사진을, 길거리에서 희한한 광경을 발견하면 인증사진을 찍어 간단한 글과 함께 '트위터'에 올린다. 글 올리는 재미도 있지만 답글을 달아주는 친구들과 대화하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트위터 한국인 가입자 수를 집계하는 '오이코랩'에 따르면 지난 4월 42만명이던 국내 트위터 가입자 수는 11월 15일 기준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트위터를 닫고 '카카오톡'을 실행시켰다. 오늘 만나기로 한 거래처 직원에게 "김 팀장님, 오늘 저랑 선릉역 4번 출구에서 점심 먹기로 한 거 잊지 않으셨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사용자끼리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파일도 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다.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사진이 첨부돼 있어 서먹서먹한 거래처 직원들에게 친근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현재 카카오톡에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이 넘는 300만명이 가입돼 있다.

김 팀장과의 점심 미팅 후 회사로 돌아오면서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 주식 앱에 접속해 장마감 결과만 확인하고 종료버튼을 눌렀다.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조금씩 주식을 사기 때문에 장 마감 가격만 확인하고 바로 닫는다. 내친김에 가계부 앱으로 이번 달에 쓴 카드금액도 확인했다.

항목별 지출을 보면서 어떤 항목의 지출이 큰 지를 알 수 있어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이씨는 가계부 앱을 쓰기 전에는 한 달 카드 사용액이 100만원에 육박한 적도 있었지만, 이 앱을 쓴 후 카드값을 60만원대로 줄일 수 있었다.

퇴근 후 서울 종로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을 따로 설치하지 않았지만 외로움을 느껴본 적은 거의 없다. 스마트폰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 트위터에 접속해 글을 올린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를 정리하며 스스로에게 쓰는 일기이다. 몇몇 친구들이 타임라인(트위터 공개 게시판)에 남기기엔 개인적인 이야기를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보내왔다.

잠들기 직전에는 아이폰의 '슬립사이클' 앱을 실행시켰다. 이 앱은 아이폰에 내장된 중력감지센서가 잠자는 동안 사람 뒤척임을 감지해 얕은 잠을 잘 때 부드럽게 깨워준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서울 사는 직장인의 하루를 들여다 봤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이 쏟아지고 통신망이 고도화되면서 스마트폰 생활은 이제 '얼리어답터'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내년 말까지 가입자가 17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모바일 기반 SNS인기로 이어졌다. SNS가 확산될수록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 등 역기능도 없지 않지만 SNS에 접속하면서 각각 다른 인간형으로 접근하는 생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SNS의 영향력 때문에 정부와 기업도 SNS사용자와 소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대기업이나 정부 규제로 인한 기업 애로사항을 수집해 정책에 반영하고, 고객이 제기한 불만을 트위터에서 해명하고 사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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