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주년기획-금융]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높여야"
[창간8주년기획-금융]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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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달 우리금융 상무
[인터뷰] 김홍달 우리금융그룹 경영연구실 상무

- 2001년 4월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사로 우리금융이 설립됐다. 지난 10년을 회고한다면.

"당시 국내에 금융지주회사의 선례가 없는 상태에서 5개의 부실금융기관을 자회사로 하여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했다. 때문에 부실 자회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물론 금융그룹으로서의 하드웨어를 갖추고, 지주회사체제 운영을 위한 프로세스와 관행, 문화, 그룹 일체감 등 소프트웨어를 정착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금융지주회사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있었다. 하지만 부실 금융기관들의 경영이 신속히 정상화되고 금융지주회사체제가 정착됨으로써, 이후 신한, 하나, KB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등 국내에 금융지주회사 시대를 연 모범사례가 되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다만, 일찍이 경영이 정상화돼 민영화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지난 아직까지 완전 민영화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 올 한해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잇달아 지배구조의 혼란을 겪었다. 주된 원인이 무엇이라 보는가.

"최근 지배구조 이슈가 발생했던 금융지주회사 중 한 곳은 소유구조상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었고, 다른 한 곳은 비교적 적은 지분이지만 뚜렷한 지배주주가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주된 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결국은 소유구조의 한계로 인해 이사회나 주주들이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그동안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다양한 제도가 도입됐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사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제도 개선책을 제언한다면.

"금융회사, 특히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은 공익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 절대주주가 나타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결국 절대주주 없이 소수지분을 가진 다양한 주주들로 구성될 수밖에 없는 소유구조하에서 일부 경영진의 전횡을 방지하고 다양한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시킬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즉, 주주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의사를 반영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주주들을 중심으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 특히 은행 지배구조상 혼란의 원인을 소유구조의 불명확성을 꼽는 이들이 많다.

"앞서 언급한대로 법제도상 절대주주가 나타나기 힘든 구조에서 일부 경영진의 독단을 막을 수 있는 견제장치가 없어 지배구조의 혼란이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타당한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유구조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주요 주주들의 사외이사 선임 등 간접적인 경영 참여의 길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소유구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금융사의 지배구조 관련 논의 중 '사외이사제도'가 지닌 제도적 한계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사외이사제도 개선안으로 제안하고픈 방안이 있는가.

"우리나라의 사외이사제도는 선진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점보다는 운영부문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외이사들이 도입 취지와 달리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것은 전문성은 물론 경영과 관련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업에 대한 식견과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선임돼야 한다. 또한 내부경영과 관련한 자료와 정보가 수시로 충분히 제공될 수 있는 제도와 관행을 정립해야 한다."

- 국내 금융지주회사 체제 발전을 위한 금융당국의 역할과 관련해 한 말씀.

"정부는 금융지주회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겸업화를 촉진하고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금융지주회사가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장애요인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금융지주사 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법 개정 등 제도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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