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났다던 포, 사격 가능"…'속 터지는' 부실 해명
"고장났다던 포, 사격 가능"…'속 터지는' 부실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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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천안함 사태'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서도 군 당국의 부실한 '설명'이 국민들의 속을 터지게 하고 있다. K9 자주포 대응사격에 대한 군의 오락가락하는 '부실 설명'에 비판이 일고 있다. 고장나서 쓰지 못했다던 자주포 1문은 실제로는 사용(사격)이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발발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 사격에 대한 군 당국의 첫 브리핑은 1차 포격 때 K9 자주포 6문중 2문은 사격 자체가 안 됐다는 것이었다. 특히, 군은 1문은 근처에 포탄이 떨어져 그 충격으로 내부 '전시기'가 먹통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같은 설명은 곧 뒤바뀌었다. '전시기'는 사격 통제 컴퓨터가 내장된 모니터. 자주포 안에 장착돼 있어 발사 버튼만 누르면 자동사격이 가능하다. 이 장비가 고장났기 때문에 대응 사격을 못했다는 게 군의 해명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수동 사격이 가능하도록 설계대 있다. 자주포 뒤편 어댑터에 케이블을 연결한 뒤 사격지휘소와 통화해 표적 정보를 수신할 수 있고, 지휘소와 유선 통신이 끊어지는 최악의 경우에도 무전기로 표적 정보를 받아 손으로 레버를 돌려 포신 조정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자동과 수동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수동으로 입력해서 쏘면 된다는 것.

그런데도, 군은 사실확인조차 안한 것인지 고장으로 사격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에 대해 '어물쩡' 넘어가려고 했던 꼴이 됐다. 군 당국은 25일엔 '표적 지시기' 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하더니, 26일엔 그 설명을 사실상 취소했다. 더욱 기막힌 것은 K9 자주포에는 '표적 지시기'라는 장비가 아예 없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당시 왜 수동 사격이 불가능했는지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만사가 그렇듯이 이처럼 오락가락 해명이 이어지다보니 의구심은 증폭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일각에서는 'K9 자주포에 처음부터 또 다른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근본적인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탓할 수만도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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