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그룹리스크' 떠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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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각으로 계열사 지원 나서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동양그룹이 동양생명보험 지분 매각을 통한 계열사 지원에 나서자 동양생명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동부화재가 부실 계열사 지원에 나서면서 '그룹리크스'에 발목을 잡혔던 상황을 동양생명이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5일 동양그룹은 동양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동양메이저의 부채 감소와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 동양그룹 측은 설명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그동안 주력업체인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해왔으나 건설ㆍ시멘트 경기 악화로 인해 동양메이저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동양생명 지분 50%의 일부를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동양메이저의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모펀드에 지분을 파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구체적인 매각 규모나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의 지분을 활용한 구조조정이며 동양생명의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양생명 지분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경우 동양생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양생명이 동부화재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동부그룹 수익원 역할을 해왔던 동부화재는 최근까지 계열사인 동부제철과 동부하이텍 등 부실계열사 지원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보험 영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룹 리스크로 인해 주가 등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

동양생명의 지분 매각을 통해 지원이 이뤄지게 되는 동양메이저 역시 동양그룹의 대표적인 부실계열사이다.

동양메이저는 2007년 이후 계속된 적자로 결손금이 불어나며 자본금을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동양메이저의 올 6월 말 현재 자본잠식률은 약 87%에 이르고 있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생명 지분 매각을 통해 동양메이저의 자본잠식 문제를 해소한다고 해도 일시적인 것에 불과할 것"이라며 "우량 계열사를 통한 자금 지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동양생명 지분 매각에 대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분 매각은 결국 동양생명이 그룹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가뜩이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동양생명의 주가에 또하나의 악재를 안겨준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주가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때 이번 지분매각이 동양생명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동양생명의 최대 주주는 동양파이낸셜(28.7%)이며 동양종금증권이 13.3%, 동양캐피탈이 7.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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