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채권비율 2.32%… 30조원 돌파
은행권, 부실채권비율 2.32%… 30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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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침체… PF 부실대출이 주요 원인

▲ <자료 : 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2%대를 넘어섰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부동산 PF 대출 관련 감독을 더욱 강화해 나갈 뜻을 밝혔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2.32%로 전분기말(1.94%) 대비 0.38%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4년 3월말(2.5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실채권 규모는 30조3000억원으로 지난 6월말(25조6000억원)보다 4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PF 부실대출이 3조4000억원으로 7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기업과 가계 등 거의 모든 부문의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3.19%로 6월말(2.66%)에 비해 0.53%p가 상승했다. 그 중 부동산 PF 대출이 집중된 중소기업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3.80%로 6월말(3.05%)에 비해 0.75%p나 올라갔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0%로 전분기말(0.50%) 대비 0.1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51%로 전분기말(0.37%) 대비 0.14%p가 늘어났다.

금감원은 은행권 부실채권이 급증한 것과 관련, 부동산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 추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6월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건설사 다수가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른 부실증가와 더불어 이들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성이 빠르게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은행들의 잠재부실 조기인식 및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 분류시 사업성평가 결과를 적극 반영한 것도 부실채권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금감원 측 설명이다.
 
■ TF구성 등 부동산PF 부실대출 감독 강화

9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4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말(44조9000억원)에 비해 2조3000억원 감소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PF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6월말 9.60%에서 9월말 18.02%로 8.42%p 급상승했다. 금액기준으로도 고정이하 여신규모는 7조7000억원으로 3개월만에 4조3000억원이 늘었다.

PF 대출 연체율은 전분기말에 비해 2.91%p 상승해 5.85%에 달했으며, 연체금액은 총 2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PF대출 규모가 은행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금감원 은행서비스총괄국 관계자는 "지난 6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평균 14.29%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현재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 등을 고려했을 때, 은행 자체적으로 부실채권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리상승 등 외부요인에 따라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별로 올해말까지 부실채권 감축계획을 마련해 적극 추진토록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부동산 PF 부실대출에 대해선 올해 안에 전액 정리절차가 시작될 수 있도록 별도의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부실위험에 상응하는 충분한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또 은행권과 공동으로 '부동산 PF 부실채권정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업장 구조조정을 통한 PF 대출 정리를 추진하고, 여러 은행이 참여하는 PF 사업장의 효율적 정리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 전면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아래서 현행 PF대출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기법도 연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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