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패권주의와 환율전쟁
中 패권주의와 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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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금리동결이 계속되면서 염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한은의 금리동결을 놓고 세계적인 환율전쟁이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그로 인해 치솟고 있는 물가의 끝이 어찌될 것인지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모두 휘말려든 현재의 환율전쟁 주역은 미국과 중국이다. 다른 나라들로서는 이 거대 강국 간의 전쟁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채 단지 생존을 위해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국내 정책들을 펴나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현재 한국이 과연 환율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어디까지 치달아갈 것인지를 제대로 판단하고 통화정책을 펼쳐 나가는 것인지 종종 우려되곤 한다.

중국은 2030년까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체제를 붕괴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이고 이런 중국의 장기 레이스가 쉽사리 중단될 가능성은 낮을 듯하다. 다만 가다 한 번씩 숨을 돌리는 시기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장기적 전망 위에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이어서 그 끝이 보이기까지 멈출 수 없는 레일 위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미국 입장에서 이 전쟁을 스스로 멈출 수도 없을 것이다.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가 아니라면 미국 경제는 진즉 붕괴되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의 심각한 트리플 딥 상태에 이른지 오래다. 즉, 달러가 기축통화에서 밀려나는 순간 미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미래만을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혹자는 환율전쟁은 결국 미국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RB)는 달러를 무제한 찍어낼 수 있는 체제이니 미국의 통화수축을 겨냥한 세계의 도전에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대공황으로 치달아 갈 것은 명약관화하다. 무제한의 통화팽창은 결국 전 세계적 인플레를 초래하고 소비는 위축되면서 개인과 기업의 잇단 파산과 몰락이 이어지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그려진다.

1930년대의 대공황을 겪으며 이제까지는 세계 각국은 국제공조를 통해 국제 금융의 안정성을 지켜왔다. 그간 경제적 패권 유지를 위한 환율 갈등이 종종 발생하기는 했으나 강대국 간의 전면적 전쟁으로 치달은 경우는 없었다. 냉전시대에는 미`소간 경쟁이 무력 경쟁 위주였고 소련 붕괴 이후에는 세계 유일의 패권국가 미국의 희망대로 쉽사리 갈등이 마무리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환율전쟁의 주역으로 떠오른 중국은 이미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세계의 패권을 쥐기 위한 다각도의 정책을 단계적으로 빈틈없이 펼쳐 나가고 있다. 등 떠밀린 개혁이고 개방이 아니었다. 내부적으로는 모택동 시절 이미 청사진이 웬만큼 그려진 상황에서 미`중 수교로 시작된 개방 정책을 펼쳤고 그 후속으로 등소평의 개혁 정책이 펼쳐져 온 것이다.

중국의 소위 동북공정이라 일컬어지는 역사 재편 작업을 역사 왜곡이라고 목청만 높이고 있는 한국에서는 안타깝게도 이 근래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작업의 시작은 이미 1982년부터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탐원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개방에 맞춰 중국 전체의 단일 숭조사업을 계획한 것이다.

중국의 패권주의적 태도는 이미 1950년 10월 티베트 침공과 한국전 참전을 동시에 감행하면서부터 드러났다. 국공내전을 끝낸 지 1년만의 일이다. 세계 여론이 한국전 참전으로 쏠리면서 침공 당한 티베트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불운까지 겹쳤다.

현재의 환율전쟁도 이토록 치밀한 계획과 장기적 전망 위에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상대가 다른 나라라면 미국의 무제한 발권력에 밀려 결국 항복을 외칠 수도 있다. 폭등하는 물가 등 국내 경제 문제가 당장 발등의 불일 테니까.

그러나 중국은 전투요원과 후방요원까지 10만의 군대가 먹을 것도, 묵을 곳도 없는 절대 빈곤의 상태를 겪으며 9700km(24만여 리) 대장정을 벌여 현재의 국가를 성립시킨 나라다. 제발 현재의 통화정책이 이런 중국과 미국의 환율전쟁, 그 미래를 제대로 보고 나오는 것이길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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