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LA한미은행 인수 물거품 되나
우리금융, LA한미은행 인수 물거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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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투성이 은행 No…막대한 외화유출 막아야"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여돼 사실상 국책은행격인 우리은행이 적자투성이인 LA한미은행 인수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을 이번 국감에서 낱낱이 밝혀내겠다."

12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정무위원회 배영식(한나라당) 의원은 "금감원은 이번 인수의 사업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적극 추진 중인 LA한미은행 인수에 사실상 제동을 걸겠다는 얘기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국(CDFI)으로부터 LA한미은행 지주사인 한미파이낸셜코프(HAFC)의 지분 인수를 승인받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우리 금융당국과 미국 FRB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HAFC가 발행하는 신주를 주당 1.2달러씩 최대 2억4000만달러 규모로 인수, 이 회사의 지분 51% 이상을 확보한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하지만 배 의원은 "지난 5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HAFC 주당가격은 2.3달러였으나, 1일(현지시각) 현재 1.28달러까지 추락했다"며 "당시 인수가격 산정이 적정했는지도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LA한미은행은 HAFC가 몇 년 전 수천억 달러의 뒷돈을 지불하고 인수한 회사"라며 "작년에는 HAFC가 FRB에 공적자금 지원까지 요청했으나, 이 또한 거절당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만큼 도덕성 해이가 심각한 은행으로 소문이 자자하다는 것이다.

1982년 설립된 HAFC는 한미은행을 기반으로 '올월드보험'과 '천하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갖춘 금융지주회사다. 지난 2001년 나스닥시장에 상장됐으며, 3월말 기준 30억1800만 달러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HAFC의 누적적자는 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당기손실은 1억2227만 달러로, 우리금융이 유상증자를 통해 2억4000만 달러를 투입한다해도 누적적자가 6억 달러(2010년 말 기준)이상에 달해 '밑 빠진 독에 물붓기'란 것이 배 의원 측 주장이다.

그는 이어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를 공동으로 작업했던 美 리딩투자증권이 계약 성사 시점에 보유 중이던 HAFC 주식 507만423주를 약 1.5달러에 바로 매각했다"며 "이 또한 한미은행의 주가가 상승가능성이 낮고 정상화도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글로벌사업부 관계자는 "HAFC의 지분 인수가인 1.2달러는 올 상반기까지의 누적적자인 3억6500만달러가 반영된 장부가에 비해 45% 낮은 수준으로 산정됐다"며 "리딩투자증권의 지분 매각은 현지 사정에 따른 것으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 M&A 통한 해외진출은 아직 무리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부터 LA한미은행 인수의사를 밝혀왔다. 최근에는 LA를 직접 방문해 한미은행 경영진 후보 면접을 진행하는 등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전략 중 하나"라며 "기존에 설립된 미 동부의 우리아메리카 법인(우리은행 자회사)과 함께 현지 거점을 마련하는 등 여러 시너지 효과 발생이 주된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서부에서 한국인교포를 대상으로 영업 중인 한인사회 금융사는 현재 13개로 난립에 가깝다. 이중에는 점포 하나에 종업원 3~4명만 근무하는 곳도 상당수다. 때문에 LA한미은행 역시 향후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성장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배영식 의원은 "최근 이팔성 회장이 김종창 금감원장을 비롯해 금융당국 관계자를 수시로 만나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금융이 美 FRB로부터 증자를 요청받아, 얼마 전 한국사모펀드 등을 동원해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채워 넣는 과정에도 뒷말들이 무성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산업은행이 빈껍데기 리먼브라더스를 500억달러에 인수했더라면 그 결과는 참담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사업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감원 측은 LA한미은행의 신용평가등급이 현재 3등급에 불과해 불허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팔성 회장은 IMF총회 참석을 위해 8일 저녁 미국으로 떠났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출장을 이유로 12일 국감장에 출석하지 못한다면, 오는 22일 종합감사 때라도 증인으로 세워 관련 의혹들을 모두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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