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이 교차하는 대부업
선·악이 교차하는 대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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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최근 사채업자가 등장하는 인기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 양상을 보면 하나같이 선과 악의 대결 구도가 뚜렷하다. 드라마 ‘자이언트’에 등장하는 사채업자도 그렇다. 이 드라마 속에 나오는 선한 대부업자는 일수를 찍는 시장 상인들의 환영을 받고 정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로 묘사된다. 반면, 악한 사채업자는 교활하며 주변 사람을 파멸로 이끄는 악인으로 그려진다.

대부업계도 선한 대부업자와 악한 사채업자간의 문제로 골머리를 않고 있다. 잊을만하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불법 사채업자 문제는 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끝없는 추락의 절벽으로 몰아간다. 이 때문에 대부업은 ‘악의 축’으로 치부돼 왔다. 있어서는 안 될 업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업이 서민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부업이 담당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5조원이 넘는다. 서민금융기관 전체가 담당하는 저신용자 금융지원 규모보다도 크다. 하지만 대부업은 ‘나쁘다’는 사회적 편견 그리고 제도권으로 인정하지 않는 관행은 개선되고 않고 있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의 금융정책에서 대부업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변화의 바람도 부는 듯하다. 지난해 말 청와대가 주최한 서민금융 2010 업무추진계획 보고 회의에 대부협회장이 초청된 사실이다. 특히, 주목할 만 한 것은 이 자리에 제도권 서민금융기관 협회장은 그 누구도 초대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부업계가 대부협회를 필두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최초로 케이블 TV광고를 준비 중이다. 선한 대부업자와 악한 사채업자를 구별해 달라는 것이다. 고금리에 대한 대안으로 연 30% 초반 대의 공동브랜드대출 상품도 검토 중이다. 이달 중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업계의 자정 노력은 그간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깨기 위해 업계가 ‘절치부심’ 해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한, 개별 업체 중심의 대응에서 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은 ‘절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업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홍보활동을 못했다. 실제 서민금융을 가장 큰 규모로 하고 있음에도 서민금융회사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업계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미지 개선이 업계가 풀어야할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업계의 이미지 제고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제도권으로 가기위한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대부협회가 ‘대부금융’ 용어 사용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대부업 및 사금융으로 널리 사용되는 업종 분류 및 명칭을 대부금융 및 제도금융으로 바꾸는 캠페인 등을 살펴보면 이미지 제고에 얼마나 역량을 쏟는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업계가 부정적 이미지 외에도 금리인하로 긴장하고 있다. 정부정책이 현 금리에서 또 다시 추가 금리 인하로 정책방향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대부업계가 피해갈 곳은 없는 듯하다. 이제는 정면 돌파뿐이다. 샛길도 우회로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업계가 선보일 예정인 고금리를 깬 공동대출브랜드 상품에 얼마나 진심이 담았는지가 이미지 개선을 위한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고 한다. 불변의 진리를 증명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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