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LH, 판교신도시 시설물 인수 갈등
성남시-LH, 판교신도시 시설물 인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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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인수 안하면 쓰레기소각장 가동 중지하겠다"
성남시 "주민 악취민원 등 해결 전까지는 안된다"

경기도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LH의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사업 중단으로 갈등을 빚는 두 기관이 이번에는 판교 도시기반시설 인수 문제로 충돌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LH가 유지관리비용 확보가 어렵다며 자동크린넷(쓰레기 집하시설)과 크린타워(소각장)를 성남시가 인수하지 않으면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두 기관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5일 성남시와 LH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27일 판교신도시에 지어 가동 중인 자동크린넷과 크린타워를 인수해 달라고 시에 요청하면서 만약 시가 인수하지 않으면 시설 가동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시설 가동을 중지하면 절대로 시설물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며, 가동중지에 따른 모든 책임은 LH가 져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LH가 시에 크린타워.크린넷 인수를 요청한 것은 지난 1월과 지난달 12일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5월 30일 크린타워, 같은 해 7월 12일 자동크린넷을 준공해 가동해 온 LH는 지난 1월 이들 시설물의 인수를 성남시에 처음 요청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소각로 1기를 연속으로 가동할 만큼 쓰레기가 모이지 않아 시설물을 인수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소각로를 가동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소각로를 계속 가동하려면 쓰레기가 많이 모여야 하는데, 당시 판교신도시에는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입주가 늦어지면서 쓰레기 발생량이 적었다.

그러자 LH가 2월 26일부터 3월 14일까지 17일간 크린타워 가동을 중지시켰다.

이후 LH는 총 채무 118조원에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 위기 상황에 부닥치자 지난 12일 재차 시설물 인수 요청을 했지만, 성남시가 다시 거절했다.

자동크린넷 주변 판교 아파트 주민이 제기하는 악취 민원, 소각장 높이에 따른 안전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시설물을 인수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판교 시설물이 시민에게 해가 되지 않는지 여부 등을 제대로 점검할 때까지만 LH가 참아달라"고 말했다.

LH는 두 시설을 가동한 지 1년이 넘었고 아파트 입주도 계획 대비 98% 완료됐기 때문에 성남시에서 시설을 인수해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한 달에 4억5천만원이 들어가는 시설물 운용비용도 부담스러워 서둘러 성남시에 시설물을 넘기려 하고 있다.

LH는 판교신도시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이 30t이어서 성남소각장에서 소각해도 무리가 없으며, 환경미화원이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거둬갈 수도 있어 시설물 가동을 중단해도 시민 불편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법절차에 따른 인계인수절차가 진행중에 양 기관의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성남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인계인수작업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동크린넷 = 불에 타는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 등 생활폐기물을 아파트 단지 내 투입구에 넣으면 지하에 매설된 수송 관로를 통해 고속의 공기(이동속도 시속 70㎞)와 함께 중앙집하장으로 운반돼 처리되는 수거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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