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순항'..체감 경기는 `미흡'
한국 경제 `순항'..체감 경기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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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투자.소비.수출 호조..대외불확실성 변수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의 경기 부진에도 한국 경제는 순항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삼박자를 이루며 경기 회복을 이끄는 가운데 수출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다만, 건설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국민의 실질 소득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체감 경기를 살리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올해 우리 경제가 연간 6%대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출구전략'에 시동을 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 호조..체감경기는 `글쎄'
한은이 3일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전기 대비 1.4%, 작년 동기 대비 7.2%이다. 이중 전기 대비 성장률이 지난 7월 내놓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건설업의 성장률(전기 대비)이 1분기 1.9%에서 2분기 -0.9%로, 마이너스로 돌아선데다 2분기 하락 폭이 속보치 -0.8%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2분기 실적 결산 결과, 보험업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진 점도 작용했다.

그러나 제조업 성장률은 5.2%로 1분기 4.2%보다 높아졌다. 설비투자는 1분기 2.4%를 크게 웃도는 9.1% 증가했고 민간소비는 0.8% 늘어났다. 수출 또한 7.0% 증가해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됐다.

2분기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가 0.5%포인트, 설비투자가 0.9%포인트, 수출이 3.7%포인트를 차지했다.

이런 성장세에도 피부로 느끼는 경기 회복의 정도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국민의 체감경기와 호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5% 증가해 경제성장률 1.4%에 크게 못 미쳤다. 실질 GNI 증가율은 작년 4분기 2.7%에서 올해 1분기 0.9%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둔화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으로 수입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돼 국민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은 신창식 국민소득총괄팀장은 "2분기에 수입물가가 6%대 중반으로 상승한 반면 수출물가는 4% 정도만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악화해 실질 GNI 증가율이 하락했다"며 "3분기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투자 증가와 수출 호조 등으로 2분기 경기가 양적, 질적으로 모두 좋아졌다"며 "그러나 대표적 내수업종인 건설업과 서비스업의 부진으로 체감경기가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경기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6%대 성장 전망..대외경제가 변수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성장률은 7.6%로 한은이 지난 7월 발표한 전망치 7.4%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연간 성장률 예상치는 5.9%다. 상반기 성장률을 고려할 때 연간 6%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75%에서 6.1%로 높였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6.0%이다.

하지만, 상반기의 높은 성장률은 작년 같은 기간에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이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전기 대비 기준으로 3분기 0.7%, 4분기 0.9%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또 수출 의존적인 우리 경제에는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가장 큰 복병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1.6%로 속보치 2.4%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국회에 제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수출과 내수 호조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최근 미국.중국의 경기 둔화 조짐 등 대외 여건의 하방 위험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정영택 국민계정실장은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우리 경제가 회복 국면을 지나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의 상승세를 볼 때 지난 7월 국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한은 금통위가 오는 9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부의 우려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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