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깎고 줄이고'…나홀로(?) 구조조정
국민銀, '깎고 줄이고'…나홀로(?)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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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반납→조직개편→희망퇴직 수순
은행권 전체로 확산될 지는 '미지수'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민은행의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에 국민은행 내부는 물론 은행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혔던 '비만증 해소'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민은행의 조직슬림화 작업은 향후 1~2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국내 은행권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연말께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연말 희망퇴직 등을 통해 2000~3000여명 가량의 직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국민은행 측은 "희망퇴직은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퇴직인원을 추산할 수 없다"며 "최근 몇년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은 만큼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신청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잡셰어링' 차원에서의 희망퇴직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매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이같은 구조조정 드라이브는 어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경영지표인 비용수익률(CIR)과 맥을 함께 한다. CIR은  경영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비용을 수익으로 나눈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 수록 경영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6월말 기준 국민은행의 CIR은 52%로 경쟁사인 신한은행(47%)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어 회장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스페인 산탄데르은행(42%)과는 무려 10%p 차이를 보인다. 어 회장은 임기내에 CIR을 산탄데르 수준까지 떨어뜨리겠다는 복안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같은 CIR 개선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건비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게 어 회장의 생각이다. 취임 직후 자신의 급여를 10% 반납하며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 임원들의 급여를 최대 15%까지 줄이도록 독려한 것도 CIR 개선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13개 사업그룹을 10개 사업그룹으로 축소하고 기존 영업점 창구의 SOD(업무분리제도)에 손질을 가하는 것 역시 인건비 절감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업무량이 크게 증가하는 직원이 있는 반면, 일부는 업무중복에 따른 업무혼선이 빚어지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며 "특히 SOD제도에 변화가 생길 경우 영업점 인력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국민은행의 인력 구조조정이 여타 은행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구조 및 영업점 시스템에서 각 은행별로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6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직원 수는 2만6000명으로 경쟁사인 신한은행(1만3000명), 우리은행(1만4800명)의 두배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신한은행의 1/10 수준에 그치며 은행권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여타 금융사와 합병방식으로 결론날 경우, 수천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따. 하지만 M&A 유력 파트너로 꼽히고 있는 하나은행의 경우 총 직원이 9400여명으로 두곳을 합치더라도 국민은행의 직원수에 크게 못미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매금융에 치중돼 있는 국민은행이 사업구조를 성공적으로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조직 및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며 "여타 은행들의 경우 수익구조에서 차별화를 보이는 만큼 KB발(發) 칼바람이 은행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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