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기획전 재개… 홍라희 여사 돌아오나
리움 기획전 재개… 홍라희 여사 돌아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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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컴백설, 미술계 안팎 “아직은 시기상조”

▲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Leeum) 로비 <리움 제공>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이 삼성특검 이후 2년여 만에 기획전을 재개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 폭로 사건 여파로 사실상 전시를 중단했던 리움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홍라희 전 리움 관장(65)의 복귀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년 4월 이건희 삼성 회장 퇴진 당시 리움 관장직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난 홍 전 관장의 컴백은 이미 올 초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부터 흘러나온 얘기다. 때문에 미술계 안팎에서는 이번 기획전을 홍 여사의 관장직 복귀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삼성家 안주인으로서 한동안 노출을 꺼렸던 홍 전 관장이 최근 잇따라 미술 관련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또한 미술계 인사들은 홍 전 관장의 복귀 시점을 내년 초쯤으로 예상했다. 리움이 내년 상반기에 개최할 예정인 ‘알렉산더 칼더展’과 함께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아직은 시기상조…‘세월이 면죄부는 아니다’
 

홍 전 관장은 연간 2천억 원 정도의 미술품을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간 미술지 아트프라이스가 선정하는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인물’에서도 수년간 1위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의 컴백에 대해서는 반기는 분위기보다 우려 섞인 목소리가 더 높았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물론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인 리움의 정상화를 반기는 이들도 있지만, 삼성은 주로 해외미술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국내 미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더 많았다. 여기에 홍 여사의 공백을 오히려 미술 시장이 자생력을 갖게 된 계기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화랑협회 관계자는 “홍 여사의 관장직 복귀 여부를 떠나 삼성은 예나 지금이나 미술계에서 가장 큰 손(콜렉터)”이라면서도 “2008년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미술계도 불황을 겪고 있지만 이를 꼭 홍 씨와 연관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 비자금 사건 당시 국민들이 받은 정서적 충격이 아직 남아 있다”며 “미술품 구입에 수백원대 비자금이 사용된 것이 알려지면서 미술계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도 많이 따가워졌다”고 전했다.

최근 미술품 경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격의 투명성을 확보하게 된 미술계에는 홍 여사의 복귀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 삼성에서는 미술품 가격이 그대로 노출되는 미술 경매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연대 김홍길 연구원은 “2년 전 삼성그룹이 발표한 경영 쇄신안의 두 번째 항목이 홍라희 관장의 퇴진이었다”며 “그럼에도 그녀가 다시 복귀하려 한다면, 이는 삼성특검 이전으로 돌리는 과정 중에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이 미술품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축적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홍 여사가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은근슬쩍 복귀하려한다면, 이는 분명 사회적 비판을 받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리움 미술관 관계자는 “홍 전 관장의 복귀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미래의 기억들’展의 개막식도 하루 전날 내부 행사로 진행된다”며 “홍라희 전 관장의 참석 여부 역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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