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다시 불거진 '경기' 논란
국내증시, 다시 불거진 '경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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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 경기회복 우려 부각…"글로벌 경기회복 유효"

 대기업의 2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여부가 증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과 미국, 이른바 주요 2개국(G2) 국가의 경기회복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1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후 성명에서 경기회복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힌 게 계기가 됐다. Fed가 공식적으로 경기 둔화를 확인한 것은 최근들어 처음이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지수는 0.51% 약세로 마감했고 11일 아시아권 증시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3.04포인트(0.73%) 내린 1,768.09로 다우지수와 비슷한 낙폭을 보이고 있다.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나올 향후 통화정책 방향도 앞으로 증시흐름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Fed의 경기둔화 진단을 고려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이전보다 신중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지금껏 한은은 주로 유럽 신용위험을 예기했는데 미국 등 세계경제 둔화라는 불확실성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무게를 두기는 어렵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 2.4%로 전분기의 3.7%에서 크게 낮아졌다. Fed의 성명은 이같은 현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일 뿐 새삼스러운 악재는 아닌 셈이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분석팀장은 "Fed는 경기회복 속도가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일 뿐 경기침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더욱 우려가 부각된 쪽은 중국이다. 지금까지는 중국 등 신흥시장이 글로벌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낙관론이 증시를 이끌었다. 이는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을 유도하는 배경이 됐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수입은 작년 동월 대비 22.7% 증가했다. 30%대 증가를 예상한 시장 기대에는 크게 못미쳤다. 이는 중국의 내수소비 시장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다.

중국의 내수소비는 글로벌 경제를 지탱하는 촉매로 여겨졌는데 이 부분이 의심을 받으면서 투자심리가 취약해졌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큰 그림을 수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윤지호 팀장은 "중국의 수입 내용을 뜯어보면 가공무역 수입액 감소는 수입단가 하락에 따른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물량은 견조하다는 뜻이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이코노미스트는 "회복 속도가 더딜 뿐 방향성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모멘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익선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높았던 눈높이가 낮아진 가운데 경기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향후 경기회복 방향성 자체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봤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해석이다.

전날 Fed는 보유 모기지증권의 만기가 도래하면 장기물 국채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공급량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경기회복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더 늘리는 것 아니냐는 시장 기대치에는 못미친다. 하지만 기존처럼 단기물이 아닌 장기물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시그널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유지된다면 자금의 물꼬는 결국 경제펀더멘털이 탄탄한 신흥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전략팀장은 "거시지표가 둔화하는 것은 맞지만 침체가 아니라면 증시의 자발적인 반등이 나올 것"이라며 "이달말 쯤에는 좋은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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