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3500억 발주 물량’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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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 도입, 지주사 설립 위한 정보시스템 교체로
하반기 농협·우리銀 및 증권사 잇달아 사업 발주
IT서비스‘빅3’, SW·HW 업계 수주경쟁 치열할 듯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기자] 올해 하반기 금융권에 약 3500억 규모의 국제회계기준(IFRS) 시스템과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이 줄줄이 발주될 것으로 예고돼, 관련 IT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업자 선정 중인 200억원 규모의 농협 IFRS 시스템 구축 사업을 시작으로, 증권,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전 금융권에서 대형 IT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농협과 수협이 IFRS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증권업계에선 노후화 시스템을 신시스템으로 교체, 보험업계는 지주사 설립에 따른 시스템 재구축 움직임이 분주하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계도 상품 개발력 등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

사실상 은행권에서 마지막으로 알려진 농협 IFRS 프로젝트에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업체 3곳과 농협정보시스템이 사업 제안서를 접수했다. 농협은 이달 중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에 착수해, 총 20여개월동안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 수협도 이달 중으로 약 70억원 규모의 IFRS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선정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은행권에서는 300억원 규모의 우리은행 카드 차세대시스템 사업이 곧 발주된다. 이미 사업범위를 확정, 최종 의사결정만 남아 있다. 이달 중 발주가 예상되는 이 사업은 우리은행의 카드 계정계와 정보계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것으로 19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4분기에는 한국씨티은행이 외국계 은행으로는 첫번째로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한다. 이 사업은 약 600억원 규모로, 이르면 오는 10월 관련 업체에 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국씨티은행은 글로벌 씨티그룹의 표준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국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자 시스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중 은행들의 차세대 사업 예년보다 뜸해지면서 증권 업계에서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본격화 되고 있다. 증권사 역시 노후화된 기존 시스템을 새 것으로 교체해 급변하는 금융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판단에서다. 각각 300억원 규모의 유진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이 이르면 이달 중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4월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완료하고 그동안 사업범위 설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메리츠증권도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혁신(PI) 작업을 완료, 상세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한 한화증권은 옛 푸르덴셜증권과의 IT통합을 겸한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연말에 본격화한다.

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약 500억원 규모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이달 중 본격화한다. 메리츠화재는 향후 2년간 2단계로 나눠 기간계와 정보계 시스템을 재구축 할 계획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최근 기존 메리츠화재를 분할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공식화한 가운데 IT측면에서 이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현재 PI사업을 진행 중인 흥국화재도 8월말 PI사업을 완료하고 9월이나 10월에는 본격적인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 흥국화재 차세대 프로젝트는 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 위주로 진행된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계의 경우,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 모두 현재 PI를 진행 중이며 연내 약 200억원 규모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효성캐피탈과 IBK캐피탈도 약 100억원 규모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각각 8~9월과 10월에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하반기 금융권에서 대형 IT사업이 쏟아짐에 따라 IT서비스기업 ‘빅3’는 물론, 최근 금융IT사업의 신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양시스템즈, 대우정보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롯데정보통신 등 중견 업체들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사업들이 정보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사업이어서 한국IBM, 한국HP, 한국오라클, 한국후지쯔 등 하드웨어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은행, 증권,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등 금융권에서 발주되는 IT사업이 3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예년보다 시중은행의 정보시스템 구축 수요가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의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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