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말뚝' 펀드 '수익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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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수익률 전체 평균 '두배'…장기성과 '빛나'
"단기성과 메달린 잦은 매니저 교체 사라져야"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장기간 펀드매니저 교체 없이 운용된 펀드들이 장·단기 수익률에서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등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에서 운용 중인 펀드 중 3년 이상 매니저 교체가 없었던 국내 주식형펀드(운용순자산 50억원 이상)들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포함해 1년, 3년 수익률 모두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높았다. 특히 3년 수익률에서 전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1.98%였고 1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25.01%, 8.13%를 기록하고 있다.

3년 이상 매니저 교체가 없었던 국내 주식형펀드의 3년 수익률은 평균 19.01%로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연초이후 수익률은 3.24%, 1년 수익률은 29.44%로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을 웃돌았다.

2002년 1월 설정된 '한국투자정통고편입'은 3년 수익률 25.04%로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보다 세배 이상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BNPP좋은아침희망1'은 1년 수익률 34.95%, 연초이후 6.89%로 해당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펀드 매니저가 바뀌지 않고 3년 이상 운용된 펀드가 안정적·장기적 성과를 기록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김후정 동양종합금융증권 펀드연구원은 "펀드의 팀운용제 정착됐기 때문에 한 매니저가 장기적으로 운용했다는 사실이 좋은 성과를 낸 결정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매니저가 해당 펀드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본래의 색깔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는 본래의 투자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처음의 운용전략과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예상대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설정 당시의 모습을 유지함으로써 투자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재계약 시즌이 되면 1년이 멀다하고 바뀌는 펀드매니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년 이상 매니저 교체 없이 운용된 펀드는 극히 드물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KB자산운용 등 5개사에 3년 이상 매니저 교체가 없다고 밝힌 국내 주식형펀드는 총 12개에 불과했다. 2010년 6월 30일 현재 설정된 이들 자산운용사의 국내 주식펀드 856개 중 1.4% 수준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주식운용 본부장은 "팀 운용제가 완전히 정착됐지만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권과 책임은 담당 매니저에게 있는 만큼 매니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자산운용사들이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매니저를 교체하고 매니저들이 단기 성과를 내기 유리한 펀드를 찾아 이동하거나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운용사로 옮기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펀드의 장기성과와 장기투자 문화 정착, 매니저의 책임감 제고를 위해서 담당 매니저가 오랜 기간 운용하는 펀드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펀드매니저 교체 공시 건수는 월평균 412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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