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천대 기업 ‘내실경영으로 위기 탈출’
국내 1천대 기업 ‘내실경영으로 위기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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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후, 외형 5% 줄고 순이익 38% 늘고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국내 대표기업이라 할 수 있는 1천대 기업의 글로벌 위기 탈출 비결은 ‘내실경영’으로 집약됐다. 글로벌 위기 후 외형은 5% 가량 줄었지만 순이익은 38% 늘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자체 국내기업정보 DB를 통해 ‘대한민국 1천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1천대 기업의 총매출액은 1,732조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명목 GDP 1,063조원을 웃돈 것으로 순이익은 74조1천억원, 종업원수는 155만9천명, 존속기간은 26년6개월로 집계됐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 성적표와 비교해서는 ‘내실은 더 단단해졌다’고 평가됐다. 실제로 지난해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2008년에 비해 5.2% 감소한 반면, 순이익은 1년새 38.2%로 대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 측은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 경기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소위 ‘남기는 장사’를 하기 위해 힘을 쓴 것”이라며 “여기에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집행이 속도를 내면서 기업의 경영패러다임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풀이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또 매출액 1천대 기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국세청 법인 사업자로 신고된 기업이 국내에 36만5천여개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매출액 1천대 기업은 국내 상위 0.3%에 위치하는 국가대표 기업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1천대 클럽’의 매출액 커트라인은 2,219억원이며 이 집단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평균 18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에는 129개 기업, 2008년에는 121개 기업, 2007년에는 102개 기업이 1천대기업에서 탈락, 신규기업과 교체되는 것으로 분석돼 부침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4년 1천대 기업이 2009년까지 생존해 있는지를 살펴본 ‘생존율’을 조사한 결과, 국영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 비중이 높은 ‘전기가스업’은 100% 모두 살아남았다. 이어 ‘금융 및 보험업’은 92.3%, 도소매업은 72.7%, 제조업이 72.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과학기술서비스업은 53.1%, 부동산 임대업은 21.4%로 1천대 기업에서 생존율이 낮았다.

한편,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기해 전쟁의 포화속에서 창업의지를 다져 오늘날까지 유지해 온 기업들은 총 62개사로 나타났다. 1950년 6월 25일부터 휴전일인 1953년 7월 27일까지 창업해 지금까지 생존한 기업들은 삼성물산, SK네트웍스, 한화, 현대제철, 삼양사, 롯데건설, 삼환기업 등이었다.

1천대 기업 중에는 전쟁기간 중 창업기업이 15개 가량 포진해 67조3,764억원의 매출을 올려 1천대 기업의 3.9%를 담당하고 있었다. 종업원 수는 33,272명으로 2.1%에 이르렀다.

박형서 대한상의 회원사업본부장은 “50년대 초반까지 한국경제는 외국자본 등 ‘원조경제’를 기반으로 이른바 1세대 창업기업들이 폐허 속에서 새로운 성장을 태동시켰다”면서 “휴전 이후 정부의 전후 산업복구정책과 더불어 도전과 개척의 기업가정신이 불과 60년만에 우리가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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