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 자처하는 인덱스펀드 전도사"-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
"낮은 곳 자처하는 인덱스펀드 전도사"-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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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튼 곳마다 '깜짝실적'…영엽의 달인
단기 실적보다 장기투자문화 정착 심혈
웃음과 열정·신뢰로 직원 감싸는 '스승'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인덱스펀드의 전도사'.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2005년 수탁고 8000억원 규모였던 유리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후 4년도 안돼 4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중견 자산운용사이자 인덱스펀드의 메카로 성장시킨 그가 상장지수펀드(ETF) 최강자를 꿈꾸는 우리자산운용의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인덱스 펀드 전도사'로 통하지만 직원들에게는 웃음과 열정, 신뢰 토대로 이끌어주는 스승이기도 하다.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의 성과를 비교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차 대표는 업계 최고의 인덱스 펀드 전문가로 불리지만 은행, 투자신탁,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낸 영업의 달인으로도 통한다.

그는 1995년 동화은행 도산로 지점을 개점하며 초대 지점장에 부임했고 1년만에 3000억원의 예금을 유치해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이후 테헤란로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겨 동화은행 최대 점포로 키워냈다. 동화은행이 1998년 6월 은행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아 퇴출되면서 잠시 주저앉았지만 두달 후 제일투자신탁의 제의를 받고 다시 법인영업에 뛰어들었다. 차 대표는 이곳에서도 3년만에 수탁액을 3조원 가량 늘리는 탁월한 성과를 냈다.

2001년 우리증권(현 우리투자증권) 법인영업 임원으로 자리를 바꾼 후에도 뛰어난 영업력을 발휘해 정통부 자금을 끌어오는데 성공했고 소형 증권사였던 우리증권이 상위증권사로 올라서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엔 유리자산운용 최고경영자로서 본인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둥지를 트는 곳마다 뛰어난 성과를 올린 차 대표는 ‘몇 년 안에 얼마의 자산을 유치하겠다’는 단기적인 목표와 수치에 집착하지 않는다. 물론 직원들에게 목표 달성을 강요하거나 강조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직원 및 고객과의 신뢰와 진정성, 긍정적 마인드를 갖춘 조직문화에 대해선 목소리를 높인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웃음과 열정이 넘치는 조직문화를 갖추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다면 이루지 못할 목표는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웅덩이에 물을 퍼 나르기보다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들 수 있도록 길을 내는 것이다.

실적을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집중하기보다 투자자중심의 장기적인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힘을 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차 대표는 우리자산운용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고객과의 관계에서 정직성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일에 대한 실수에는 관대하더라도 거짓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방침아래 정도경영을 실천하면서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운용성과 시현과 고객 비용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유리자산운용에서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의 공개경쟁을 시작했던 것도 투자자중심의 저비용 고효율 장기투자문화 정착을 위해서였다.

인덱스펀드가 액티브펀드보다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알려 많은 투자자들이 액티브펀드 위주로 비효율적, 후행적 투자를 반복하는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였다. 이미 본인의 논문을 통해 증명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시작할 수 있었다.

차 대표와 함께 일을했던 직원들은 그를 유난히 따른다. 탁월한 실력과 함께 사원 한명도 허투루 대하지 않는 겸손함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가 우리자산운용 대표 취임 후 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그가 던진 첫 마디는 "저는 여러분을 대표하는 한명의 직원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사장으로 부르지 마시고 대표직원이나 대표로 불러주세요"였다.

항상 겸손함으로 사람을 대하는 차 대표의 인간미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유리자산운용 직원들이 차 대표를 떠나보내면서 연인을 잃는 슬픔과 스승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의 감정을 담은 편지를 보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차문현 대표는 1954년생으로 부경고과 세종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1995년 동화은행 지점장을 시작으로 제일투자신탁 이사와 우리투자증권 상무를 역임했고 우리투자증권 상무와 유리자산운용 사장을 거쳤다. 아울러 2008년 한성대 대학원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고 지난해 서울대학교 AMP과정을 수료했다.

긴 넋두리의 낙서를 하거나, 차가운 유리창에 두 손을 못박아 붙이듯 기대어 서서 엉기는 눈물을 겨우겨우 속으로 잦아들게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때 바라보는 먼발치의 대표님의 눈빛을 우리는 압니다.
그리고 그 차분한 목소리로 몇 마디 말을 들려주시는 따뜻하고 어진 위로도.

이러한 모든 것이 아련한 추억과도 같이
우리 의식의 문을 두드리고 자꾸 안으로 들어옵니다.

대표님과 우리는 유리라는 사랑의 둥우리를 간직하고 있으며
연약하나 서두르지 않는 신뢰를 가집니다.

대표님께서 주신 사랑과 기쁨을 모아 두었다가 우리의 밤이 밀어 닥칠 때 속에서 뿜어내는 귀한 빛으로 삼겠습니다.

유리의 성장을 지켜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유리에서의 못다 이루신 대표님의 소망 우리가 꼭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대표님을 찾으며 부를 때, 산울림처럼 회답을 주십시오.

유리자산운용 직원들이 차문현 대표에게 보낸 편지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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