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스팩, 계륵되나?
맥 못추는 스팩, 계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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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잇따라 신규상장 연기

증권사들, 잇따라 신규상장 연기 
공급과잉·주가하락등 매력 떨어져
합병시 인수기업 불충분 우려도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신 블루오션' 떠오르며 승승장구했던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의 열기가, 최근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투자자들의 시들해진 인기로 기존 스팩주들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고, 상장을 준비중인 증권사들의 공모 연기와 함께 공모주 청약에서 첫 미달사태가 발생하는 등 증권사들의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오는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실시하기로 했던 대신그로쓰알파 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주 청약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에도 교보증권과 KTB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추진하던 스팩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대신증권 김홍남 M&A 금융부장은 "하반기 시장상황을 고려해서 그로쓰알파 기업목적회사 상장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주간사로 있는 히든챔피언 제1호 스팩의 공모 대상 주식에도 지난 3~4일 650만주 모집에 434만 1540주의 청약이 접수돼 스팩 공모사상 첫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불안한 증시 및 스팩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어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부진을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상장한 현대증권 스팩1호는 상장 후 주가가 1만 1100원까지 치솟는 괴력을 발휘했으나, 7일 현재 6060원으로 공모가(6000원) 언저리에서 주가가 머물러 있다. 신한스팩 1호는 공모가 5000원을 하회한 4600원, 동양밸류스팩과 우리스팩1호, 대우증권 그린코리아 등도 공모가 아랫선에서 거래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팩은 일반투자자 공모를 통해 '껍데기회사(Shell Company)'를 증시에 상장한 후, 우량 비상장사와 합병하는 것을 사업목적으로 한다. 합병시까지 공모금액의 90%이상 예치에 따른 안정성 및 주식매매에 따른 유동성, 합병에 따른 매매차익 등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며 초기에 투자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나, 과열경쟁 및 수요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초반 과열됐던 스팩시장이 최근 '버블'이 꺼지면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스팩 상장을 앞둔 증권사들로서는 청약률 제고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완료한 메리츠 히든챔피언 제1호, 교보KTB, 하나 그린 스팩·키움 1호, 한국투자신성장1호, 대신 그로쓰 알파, 한화SV명장 1호 등 6개 스팩 중 2개사가 상장을 연기했고, 앞으로 부국증권과 키움증권, 솔로몬투자증권도 상장예비심사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스팩이 대거 증시에 상장 될 예정이라 증권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비슷한 인수기업을 노린 스팩을 상장시켜 논 상태라, 앞으로 약 1년후 합병이 발생할 때에 인수기업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증권사 IB부문 한 관계자는 "현재 상장된 스팩주들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쯤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녹생성장 관련해 합병대상을 찾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스팩들의 성격이 한쪽으로 몰리면 인수할때에 장외기업 물량이 충분치 않을 뿐만이 아니라, 합병대상 기업의 몸값이 치솟아 합병에 대한 경쟁력 및 협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또한 깐깐해지고 있어, 증권사들이 '우후죽순'으로 몰리고 있는 스팩시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커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초기 스팩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시장이 과열된 양상을 보여, 스팩에 대한 심사항목 및 사전준비 필요성을 높이는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자들도 스팩 발기인 및 중요 경영진의 M&A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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