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진출 한국기업, 천연자원세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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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 등 우려.."한국 기업에도 부정적"

호주 연방정부가 철광석 및 석탄 등 천연자원생산업체들에 대해 이른바 '천연자원이득세' 부과하기로 한 것과 관련, 호주 진출 한국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6일 호주에 진출한 천연자원 관련 한국기업들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천연자원생산업체에 대해 이익 가운데 40%를 세금으로 추가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가격 상승 등 상당한 여파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다각도로 호주 정부와 관련 업계 동향파악에 나서는 한편 서울 본사에 검토보고서를 보내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현재로서는 철광석, 석탄 등 천연자원 가격의 즉각적인 상승은 없겠지만 추후 천연자원생산기업들이 세금 추가 부담분을 가격인상에 전가시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철강, 석탄 등의 한국내 판매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

다만 단기적으로는 천연자원 공급 축소 등의 부작용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한국기업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천연자원생산업체들의 투자위축과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공급 축소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천연자원생산기업들이 세금 추가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내세워 투자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해외로 투자를 돌리는 경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글로벌 천연자원생산시장의 판도변화도 예상된다는 것.

한 한국기업 호주법인장은 "철광석, 석탄 등을 구매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번 호주 정부의 천연자원이득세 부과는 한국기업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당장 천연자원 가격상승 현상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일정 부분 가격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오틴토, BHP빌리턴, 엑스트라타 등 호주의 주요 천연자원생산기업들이 국제상품가격 결정을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들 기업이 세금 추가분을 가격에 전가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이와 함께 "현재로서는 천연자원이득세의 입법화 과정과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호주 정부와 천연자원생산기업 사이의 협상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종류의 광물자원 합작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또 다른 한국기업 호주법인은 "천연자원이득세가 현재 회사의 가장 큰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향후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호주 정부는 지난 2일 세제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천연자원이득세를 신설, 철광석생산업체를 대상으로 2012년 7월부터 연간 이익금의 40%를 연방세금으로 징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시행 첫해에는 30억호주달러(3조3천억원상당), 이듬해부터는 90억호주달러(9조9천억원상당)의 세금을 각각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호주 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천연자원생산업체들은 "천연자원이득세 부과는 이중과세인데다 투자의욕을 훼손하는 정책"이라며 연일 대(對)정부 공세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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