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쏠림현상 '대책이 없다'
코픽스 쏠림현상 '대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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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기업銀 신규취급액기준 대출만 1조 넘어
잔액기준금리比 신규취급액기준금리 낙폭이 주요인
일부 은행 “금리인상 시 대출자 ‘도덕적해이’ 우려”

[서울파이낸스 서지희 기자] 코픽스(COFIX) 신규취급액기준금리 대출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일 기준 국민·신한·하나·기업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대출은 총 1만7107건(1조4009억원)으로, 5905건(5247억1500만원)으로 집계된 잔액기준 코픽스 대출보다 2배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신규취급액기준 5972건(3401억7300만원)이 잔액기준 412건(216억3300만원)의 10배 이상 대출이 이뤄졌고, 하나은행도 신규취급액기준 5780건(4809억원)이 잔액기준 325건(256억원)보다 거의 20배 이상 높게 집계됐다. 우리은행 역시 3월말 기준으로 신규취급액기준 5889건(3580억원)이 진행된 반면, 잔액기준은 182건(120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두 상품이 비슷한 실적으로 집계됐다. 20일 기준 신한은행은 신규취급액기준 3808건(4158억원), 잔액기준 2428건(1758억원)으로 나타났고, 기업은행은 신규취급액기준 1547건(1641억500만원), 잔액기준 2740건(3016억8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신규취급액기준 금리가 잔액기준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점과 거의 움직임이 없는 잔액기준 금리에서 비롯됐다.

지난 2월 16일 첫 코픽스 금리가 발표된 이래 신규취급액기준 금리는 3.88%→3.62%→3.26%로 0.62%포인트 감소한 반면, 잔액기준 금리는 4.11%→4.10%→4.11%로 0.1%포인트만 움직였다. 신규취급액기준의 경우 같은 기간 2.88%에서 2.45%로 0.43%포인트 하락한 CD금리보다 하락폭이 큰 것이다.

금리에 민감한 고객들이 잔액기준 금리보다는 신규취급액기준 금리를 보다 많이 선택했고, 여기에 국내 기준금리가 단시간 안에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신규취급액기준금리 선택에 작용했다.

신규취급액기준 금리와 함께 떨어지지 않는 잔액기준 금리도 쏠림현상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은행의 한 코픽스 담당자는 "잔액기준금리도 함께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빗나가서 당황스럽다"며 "신규취급액기준금리와 잔액기준금리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고 싶지만 은행의 평판 리스크가 생길까봐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은행들은 두 상품의 대출 규모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이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변동성이 없는 잔액기준 금리로 유도하기 위해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지만, 당장의 0.1%금리에도 상품을 갈아타는 고객을 잡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코픽스가 아직 시행 초기이고, 일부 대출자의 경우 향후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정부의 추가 조치가 시행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잔액기준금리 쪽으로 유도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코픽스가 정부차원에서 시행된 만큼, 대출자들의‘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은행들은 현재 신규취급액기준 금리의 쏠림현상이 향후 출구전략으로 인한 기준금리 상승 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심도 내비쳤다. 신규취급액기준의 경우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잔액기준에 비해 금리상승 여파가 높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신규취급액기준 금리가 현재처럼 꾸준하게 하락한다고 볼 수 없다"며 "안정성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잔액기준금리를 권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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