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총>6개사 CEO 교체...은행장 출신 등 '새바람'
<증권사 주총>6개사 CEO 교체...은행장 출신 등 '새바람'
  • 임상연
  • 승인 2004.05.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릿지證 등 외국계 대주주 자금회수 이슈 부각.

지난 28일까지 삼성 현대증권등 20개 증권사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며 2003년 회계연도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주총에서 최대 이슈로 부각된 것은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CEO 교체와 브릿지, 하나, 메리츠증권 등에서 촉발된 대주주의 자금회수 국부유출 논란 등이다. 특히 고배당 및 감자를 통한 외국계 대주주의 자금회수 논란은 노사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CEO 교체 ‘새바람’

지난 28일까지 주총을 통해 CEO교체를 최종 결정한 곳은 삼성 교보 굿모닝 제일투자증권 등 4곳. 또 LG투자증권은 오는 6월 4일, 대우증권은 6월 11일 주총을 통해 CEO 교체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주총을 열었던 교보증권은 전 교보투신운용 송 종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25일 주총을 개최한 삼성증권도 황영기 사장 후임으로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이었던 배호원 사장이 신임 대표로 뽑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도기권 전 사장의 후임으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선임했다. 제일투자증권은 김홍창-나효승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황성호 대표는 고문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 내달 주총을 실시하는 LG투자증권은 김정태 부사장이, 대우증권은 박종수 사장 후임으로 손복조 LG선물 사장이 내정된 상태다. 이번 증권사 CEO 교체는 대부분 매각과 전임자의 자리이동에 따른 것이어서 이색적이다. 삼성증권(황영기 우리은행장) 교보증권(정태석 광주은행장)은 전임 사장이 은행장으로 자리를 이동했고, 제투 대우 LG투자증권의 경우 매각 또는 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단행된 인사였다.

또 굿모닝신한(이강원 사장), 삼성증권(배호원 사장)등 은행장 보험사 CEO를 역임했던 인물이 증권사 CEO로 자리를 이동한 것도 이례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대부분의 CEO가 연임됐다. 흑자전환을 이끌어낸 SK증권의 김우평 대표가 연임됐고 신흥증권과 한양증권, 부국증권등도 현재 대표이사를 모두 연임시켰다.

▶고배당 등 자금회수 논란

CEO교체와 함께 이번 증권사 주총에서는 고배당등 외국계 대주주의 무리한 자금회수 논란이 이슈로 부각됐다. 하나 메리츠증권은 순이익을 넘어 잉여금까지 배당재원으로 사용해 논란이 됐고, 브릿지증권은 대주주인 BIH의 무상증자 및 유상감자를 통한 무리한 자금회수가 업계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주총장 봉쇄를 선언했던 노조들의 으름장과는 달리 하나 메리츠증권의 주총은 조용히 넘어갔다. 주총 전 사측과 노조가 협상을 벌여 보너스 지급 등을 결정했기 때문.

이에 따라 이사회가 결정한 고배당안은 모두 주총에서 통과됐다.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은 주당 700원(배당총액 234억원), 1000원(배당총액 199억원)의 배당안을 각각 통과시켰고 적자를 기록했던 세종증권도 세종증권은 주당 400원(127억원)의 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이로 인해 업계는 물론 증권노조 내부에서도 해당 회사 노조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즉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부유출이라는 빛깔 좋은 대의명분을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고배당 등을 통한 대주주의 자금회수에 대해 증권업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 같이 분개했었다”며 “하지만 말만 앞선 증권사 노조를 볼 때 왜 그랬는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6월 15일 주총이 예정된 브릿지증권은 노조는 물론 참여연대에서도 외국계 대주주의 무리한 자금회수에 대해 문제점을 지목하고 있어 아수라장이 예상된다.

▶“변해야 산다” 한 목소리

다사다난했던 2003년을 보낸 증권업계는 올 한해 내외부적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한투 대투 LG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의 매각과 이에 따른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저평가된 기업가치에 끌어올리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

이번 주총에서 증권사들이 분기 배당제 도입, 주주중시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나 2004년 영업전략에 대한 포부나 비젼을 제시한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이에 대형증권사 한 CEO는 “증권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올 한해 증권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익원 개발하면서 주주중시 경영을 강화하는 것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