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發 '훈풍'… 기대와 과제
무디스發 '훈풍'… 기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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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강세로 포트폴리오 조정필요
"증시,단기보단 장기적 상승 요인"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신용등급 상향이라는 '깜짝 발표'를 하며,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이에 최근 대규모 펀드환매로 고전하던 증시는 견조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과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미국증시, 국내기업들의 어닝서프리즈 등 여러 호재성 재료에 힘입어 1730포인트로 훌쩍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한국 국가신용등급이 A2에서 A1으로 상향조정된 것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한국경제의 안정성이 한층 높아진 점을 방증한다며, 각종 낙관론을 쏟아내고 있다.

메리츠증권 서용희 연구원은 "외국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어닝 증가세에도 불구,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는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지속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어닝스 시즌을 맞아 삼성전자를 필두로 해서 신세계, 대한항공 등 핵심적인 국내 대표기업들이 연달아 사상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하며 이같은 기대감에 힘을 싣어주고 있다.

물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이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원화강세와 맥을 같이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즉, 문제는 높아진 원화가치가 국내 경제의 주력 첨병인 수출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 호전세 및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돼 원화 강세기조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기존 주도주 구도 변화가능성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 조정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이나 해운, 유화 등 원화강세 수혜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수출주에 대한 관심은 IT와 조선주 중심으로 압축시키는 포트폴리오의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주들은 최근 철광석 가격 급등세가 철강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미국 자동차업계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 등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만약, 완성차 업계의 원가압력이 높아질 경우, 관련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고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신용등급 상향이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번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살펴보면, 1992년 2월을 제외하고, 단기적 영향은 모두 제한적이었다"며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당시 증시 전반상황이 더욱 중요했다며, 이번에도 단기적 재료보다는 장기적 상승 요인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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