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진짜 위기…삼성도 앞날 모른다"
이건희 회장, "진짜 위기…삼성도 앞날 모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사장단 2월24일 경영복귀 건의"...'이재용 체제' 불안했나?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 '무관의 제왕'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삼성그룹 경영에 공식적으로 복귀했다. 이 전 회장의 취임 일성은 "지금이 진짜 위기"라면서 "앞만보고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부사장은 24일 "이건희 회장이 이날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2008년 4월22일 퇴진 선언 이후 23개월 만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지난 2월 17일과 24일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문제를 논의한 끝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복귀 요청 건의문을 작성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지난달 24일 이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은 한 달여 간 고심한 끝에 어제 수락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그룹 핵심 CEO들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왔고, 이 전 회장 본인도 경영 참여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9월 "전략적 포커스(집중)를 하려면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 오너가 미래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전 회장의 복귀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그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회사 전체의 힘을 한 곳에 모아야 할 경우가 많지만 현 체제에선 불가능하다"며 과감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질 오너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경영복귀와 관련 '애매모호'한 행보로 일관해 왔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월 5일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선친)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언제 경영에 복귀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성화같은' 질문에 "아직 생각 중"이라며 "회사가 약해지면 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리송해진 기자들이 재차 '참여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도와줘야죠"라고 답했다. 그래도 궁금증 풀리지 않자, '그렇다면 지금 (삼성이) 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뒤따랐고, 이에 이 전 회장은 "그렇다"고 짧게 대답했다.

때문에, 이 회장의 예상보다 빠른 경영복귀와 관련,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경영자적 위기인식과 '이재용 체제'에 대한 염려가 함께 작용한 것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서초동 본관 기자실에서 "이 전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고 말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